예를 들어보자. 중소 수출업체 A사는 지난 9월초 200만달러의 제품 수출계약을 맺고 수출대금은 5개월 뒤인 내년 2월에 받기로 했다. 하지만 5개월동안 환율이 어떻게 변할 지 몰라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달러선물 40계약을 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국내 선물회사를 찾아 계좌를 트고 신규주문증거금 1억2,000만원을 내고 200만달러에 상응하는 달러선물 40계약을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문증거금은 계약당 300만원이지만 주문단위는 계약당 5만달러로 20배 가까이 높게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만큼 레버리지효과가 큰 것이다.A사는 수출대금을 받는 날과 가장 가까운 2000년 3월물을 기초자산으로 해 40계약을 달러당 1,189.8원에 매도하는 거래를 체결했다. 이후 환율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지난 21일 1,134원을 기록했다.
여기서 달러선물 매도거래를 통해 얼마만큼의 환차손을 헤징할 수 있었는지 알아보자. A사는 환위험 관리를 통해 애초 기대했던 23억8,000만원(1,189원 X 40계약 X 5만달러)의 수출대금을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보장받게 된다. 선물매도를 통해 이 금액만큼은 지급받을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기 때문.
반면 선물거래를 통한 헤징을 하지 않을 경우 수출대금은 22억6,800만원으로 1억원 이상의 환차손을 감수해야 한다. 환율이 앞으로 더 떨어진다면 환차손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와 함께 달러선물 거래를 이용하면 환전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출대금 200만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데에는 1,000만원의 은행환전비용이 소요되지만 선물결제를 이용하면 68만원의 수수료(계약당 1만7,000원)만 내면 된다. 은행환전의 6.8%에 불과하다. 중소업체들은 기술력있는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달러선물 등 파생상품거래를 통해 환위험을 회피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서정명기자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