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올림픽 레슬링 金' 김원기 선수 박사됐다


"박사 과정에 진학해 공부한 것 자체가 행복이었습니다." 불타는 투혼으로 지난 1984년 미국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원기(47ㆍ사진) 전 레슬링 국가대표가 25년 만에 체육학박사로 돌아왔다. 18일 열리는 경희대 학위수여식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김씨는 "마침내 소망했던 꿈이 이뤄졌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뒤로 하고 보험회사 영업맨으로 변신했던 그는 2007년 어렵사리 마음을 먹고 다시 강의실에 앉았다. 성실한 대학원 생활로 4학기 만에 박사 학위를 따낸 그를 주변 사람들은 "역시 금메달감"이라고 평가한다. 그가 학교로 다시 돌아온 것은 한국 체육과 후배 체육인에 대한 미련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 체계적인 체육지도자 양성 시스템이 없는 국내 현실을 늘 아쉬워했던 그는 "현역 시절 금메달을 따고 빛나던 후배들이 정작 사회에 나와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고 과거 속으로 사라져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복지시설의 현주소다. 그의 박사 논문에도 이런 고민이 담겨 있다. 스포츠 복지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이 과정에서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역량 있는 지도자로 발굴ㆍ양성해야 한다는 것이 논문의 주된 내용이다. 그는 "제대로 된 스포츠센터를 만들고 은퇴한 선수들을 지도자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시간 소망했던 박사 학위를 받는 그는 "조만간 미국으로 연수를 떠나 선진 스포츠를 배워와 관련 분야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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