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소비 뉴트렌드] "4E족 오감을 만족시켜라"

Economical(실속) Environmental(친환경) Elevatory(고기능) Essential(가치)
반값·덤 행사등 인기속 프리미엄 제품 구매 함께 늘어
자기만족 극대화 소비행태에 웰빙 식품·화장품 선호도


불황기를 맞은 백화점들은 고객들의 소비 트렌드를 정확히 읽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을 적극 유인하고 있다.


‘불황기 소비 코드는 실속(Economical), 고기능(Elevatory), 가치(Essential), 친환경(Environmental)’ 침체의 한가운데를 통과하고 있는 소비시장에 이른바 ‘4E’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구매력 감소로 무조건 소비를 줄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백화점의 명품 매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웰빙 제품 판매가 오히려 느는 것도 불황기 새로운 트렌드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백인수 롯데 유통산업연구소장은 “소비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더욱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며 “이런 욕구에 부합하는 제품군과 브랜드가 불황기에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갑이 얇아지면서 반값세일이나 덤으로 하나를 더 주는 ‘1+1’ 행사에는 어김없이 소비자들이 몰려든다. 지난 1ㆍ4분기 매출 증가율이 1% 안팎에 그쳤던 대형 할인점들에 가격할인 전략은 힘겨운 시기를 버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대형 할인점이나 인터넷 쇼핑몰로 몰리고 나홀로족(族) 구미에 맞는 ‘1인용’ 미니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도 실속형 구매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황기에도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소비행태가 지속되지는 않는다. 무조건 싼 것을 찾기보다 값을 치르더라도 제대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올 들어 백화점의 고급수입 아동복 매출이 두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도 새로운 트렌드의 단면이다. 이는 불황기 때 브랜드 간에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경우 과감히 싼 제품을 고르는 이른바 ‘트레이딩다운(trading down)’ 현상도 나타나지만 이에 반해 자기만족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사용기간이 길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제품은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프리미엄’ 제품을 사려는 ‘트레이딩업(trading up)’ 현상도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심리적 효과를 기대하는 ‘스몰럭셔리(small luxury)’ 트렌드도 같은 맥락이다. 초고가 명품을 구입하는 대신 지갑ㆍ벨트 등 동일 브랜드에서 나온 제품을 구입해 자기만족을 극대화하는‘가치형’ 소비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백인수 소장은 “자기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고 싶은 가치소비는 불황기에 더욱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웰빙ㆍ친환경 상품에 대한 인기는 불황기에도 변함이 없다. 특히 최근에는 천연재료를 사용하거나 자연주의를 표방한 식품ㆍ화장품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가격이 비싸더라도 몸에 좋은 제품, 안전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식품 가운데 편의성을 강조한 간편조리 제품들의 경우 무기질 및 영양소를 첨가해 건강을 강조하는 마케팅이 느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불황과 웰빙 트렌드가 맞물려 비싼 외식비를 지불하는 대신 집에서‘먹고 노는’셀프족이나 안락한 재택생활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돈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는 신(新)코쿤(cocoon)족이 늘어나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다. 기능면에서 소비가치를 높여주고 기존의 효능ㆍ효과를 더 높이는 고기능성 제품들에 대한 선호도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의 경우 피부관리는 물론 얼굴 윤곽을 살려주는 기능까지 포함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자연추출물을 함유해 신체 밸런스를 유지해주는 건강기능 식품들도 불황기에도 주목 받고 있다. 의류의 경우 자전거족이 늘면서 레저ㆍ스포츠 기능을 갖췄으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소재와 디자인 제품들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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