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총자산의 가계대출비중 환란이후 3배로 급증

은행의 총자산 가운데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외환위기 이후 3배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998년말 일반은행의 총자산 가운데 가계대출의 비중은 11.2%에 불과했으나 2000년말 17.7%, 2002년말 29.9%, 2003년말 31.2%에 이어 지난해말에는 32.7%로 높아졌다. 반면 일반은행의 총자산중 기업대출의 비중은 98년 22.1%에서 작년말에는 25.2%로 3.1%포인트 올라가는데 그쳤다. 이러한 과정에서 2001년 은행 총자산 가운데 가계대출 비중이 24.0%로 기업대출비중(23.6%)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특히 올해들어 1-10월중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은 약 15조원인데 비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25조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올연말 은행의 자산구성 가운데 가계대출 비중은 훨씬 더 높아져 기업대출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는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중소기업보다는 안정성을 위주로 한 가계대출에 집중돼온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에는 기업대출 증가세가 부진한 가운데 부동산 투기 열풍속에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시중자금이 가계대출에 집중되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능의 효율성이 떨어져 은행의 중소기업 금융이 취약해지는 반면 안전위주의 가계대출에 치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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