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이 심화되면서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강조하는 ‘대륙형’ 금융구제 방안이 주목을 끌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 불균형을 바라보는 관점과 해결방식은 보통 두가지로 나뉘는데 가능한 한 정부 개입을 줄이고 시장의 힘으로 신용경색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영미형’과 시장의 실패는 적극적인 중앙정부의 개입으로 조속히 해결해야 하며, 이를 통해 추가적인 충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는 ‘대륙형’이 그것이다. 영미형이 고전학파의 태두이자 자유시장을 강조하는 애덤 스미스 논리를 내세운다면 대륙형은 정부의 보이는 손으로 불균형을 시정해야 한다는 케인스적인 접근방식을 선호한다.
유럽연합(EU)의 대표적인 대륙 국가인 독일이 지난주 신용경색으로 파산위기에 몰린 지방 은행인 IKB에 긴급 구제금융을 제공했고, 작센LB은행의 경영권도 경쟁회사로 넘기는 등 발 빠르게 불씨를 끈 것은 대륙형 해결 방식이다. 또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G7) 회의를 앞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영국과 미국을 향해 적극적인 시장개입과 해결방안 모색을 주장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영란은행(BOE)은 정부의 잦은 구제금융과 시장개입은 부실 금융회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양산하고 책임 소재를 흐리게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중립을 강조한다. 영란은행이 지난 73년 시더홀딩스 이후 34년 만에 경영위기에 몰린 노던록 모기지 은행에 원칙을 깨뜨리면서까지 긴급 구제금융 지원에 나선 것은 그만큼 글로벌 금융경색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