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인맥] <4부>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한국의 新人脈] <4부>차기 대선주자 인맥-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함세웅·백낙청·김상근… 민주화운동 원로들도 조언자
김영근 공보·정기남 정세분석… 이재경·장형철 실무 보좌 맡아
美 지부많은 한민족경제비전硏 후원그룹으로 손꼽혀


지난 10ㆍ3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대표에게 단 2%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정동영(57) 민주당 최고위원은 제1야당의 대통령후보를 지낸 관록을 바탕으로 인맥이 두텁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유명 앵커 이미지가 남아 있지만 그는 서울대 역사학과를 다닐 때 유신독재에 맞서 수개월간 유치장에 갇히고 고문을 받다 강제 징집된 경험이 있다. 최근 "'담대한 진보'를 내세우는 것이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라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사회변혁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던 만큼 남북 화해협력을 통한 통일번영의 길과 담대한 진보의 두 축인 '역동적 복지국가'와 '공정경제' 건설이 신념이라는 것이다. 이는 참여정부 당시 여당의 리더로서 보여줬던 어정쩡한 중도실용 노선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동영이 왜 저럴까"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만 양극화 해소와 복지를 통한 성장을 추구하는 '업그레이드된 정동영'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정 최고위원은 '부유세(사회연대ㆍ투명세)'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추진에서 보듯 진보의 행보를 이어가며 차기 대선구도에서 진보진영과의 연합정치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진보 일변도의 행보가 경제성장과 통합 이미지 측면에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진보적 색채를 내세우되 중도노선까지 껴안는 탄력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이용희, 최규식ㆍ문학진 등 지지의원들 탄탄=과거 열린우리당 의장을 전후로 인연을 맺어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를 같이 치른 경우는 애정이 있고 끈끈한 관계로 볼 수 있다. 우선 민주당에서는 최규식ㆍ문학진 의원을 비롯해 박영선ㆍ신건ㆍ이종걸ㆍ주승용ㆍ강창일ㆍ이강래 의원 등과 가깝다. 18대 때 낙천해 자유선진당으로 스카우트된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은 여전히 적극적 후원자다. 과거 같은 당에 있을 때 멘토 격이었다. 무소속 유성엽 의원도 정동영파다. 이들 의원은 전반적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 '부유세 신설을 통해 노인ㆍ아동수당을 지급해 역동적 복지국가를 만들고 30조원에 육박하는 지하경제를 투명하게 하자'는 안을 정 최고위원이 당론으로 요구할 때 얼마나 적극 후원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전직 의원 중에서는 염동연 전 의원이 10ㆍ3 전대 등 주요 선거마다 조직책 자격으로 막역하며 부산경남 쪽을 맡고 있는 김태랑 전 국회사무총장과 김낙순ㆍ노웅래ㆍ정청래ㆍ장복심ㆍ양형일ㆍ문병호 전 의원은 여전히 힘이 되고 있다. ◇박명광ㆍ최상용ㆍ유종일ㆍ이성재ㆍ권만학 등 학계 자문ㆍ조언그룹 큰 영향=분야별로 7~8명씩 총 50여명의 교수들로부터 자문이나 조언을 꾸준히 받고 있다. 경희대 대외협력 부총장을 지낸 박명광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17대 의원)가 후원회장으로서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돕는다. 주일대사를 역임한 최상용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서울대에서 정 최고위원을 가른친 사제지간으로 주요 사안에 대해 조언하고 주요 메시지를 스크린해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학계의 허브 역할을 하며 경제 등 폭넓게 자문을 하고 있다. 10ㆍ3 전대 경선에서도 TV토론 등 조언이 컸다. 중도진보성향 교수 모임인 '좋은정책포럼'의 핵심 인물이다. 이 포럼에서는 최태욱 한림대 교수와 이병훈 중앙대 교수 등이 정 최고위원에게 자문하고 있다. 조성일 중앙대 교수와 장현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교수는 경제ㆍ경영 분야에서 자문 역할이 크다. 지난 대선에서 평화경제론을 뒷받침했던 류근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약간의 노선차이가 있다. '복지를 통한 성장'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그룹과의 교량역할은 이성재 변호사가 맡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그는 법무법인씨엘 대표변호사이다. 서울대 72학번 동기로 유신철폐를 같이 외친 권만학 경희대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정책자문위원회 좌장 격으로 활동했으며 오랫동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을 조언했다. 남북관계 등은 정 최고위원이 통일부 장관일 때 정책보좌관을 맡았던 김연철 인제대 교수가 합리적 대안을 바탕으로 깊숙이 자문하고 있다. 햇빛정책의 산파역인 임동원 전 국정원장,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문정인 연세대 교수,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가깝다. 김관옥 계명대 교수와 박찬욱 서울대 교수 등은 정치 분야 자문을 맡고 있다. 교육 분야는 김하수 연세대 교수가 책임지고 있다. 입시 부담을 없애고 교육의 기회균등과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상임공동대표인 안병우 한신대 교수는 역사 분야를 자문한다. 이종구 성공회대 교수는 교육과 사회노동 분야에서의 역할이 크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FTA 자문을 맡아 '국익을 위한 재협상'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의 한 자문교수는 "그는 늘상 수첩을 끼고 경청하는 스타일로 학습능력이 뛰어난 편"이라며 "여당 의장과 장관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논리적 적합성을 따져 판단한다"고 전했다. ◇민주화운동 원로들 조언 경청=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활동을 오래 한 함세웅 신부도 조언한다. 6ㆍ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에서 각각 명예대표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상근 목사의 고견도 항상 경청한다. 친구인 황지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시인으로서 문화예술 분야의 조언자이다. ◇측근 그룹들 국내외에 포진=시사평론가 출신의 이재경 수석보좌관이 비서실장 격으로 지근거리에서 오랫동안 모신 핵심 측근이다.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또 다른 보좌관인 장형철씨 역시 곁에서 충실히 보좌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대구와 부산 출신이다. 조군수ㆍ정진화 비서관은 실무역할을 맡는다. 한국경제 정치부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부터 공보를 맡고 있는 김영근 공보특보와 정 최고위원 보좌관을 역임한 정기남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정세분석에서 주요 역할을 한다. 지난 대선에서 조직단장을 맡는 등 조직을 오래 관리해온 교사 출신의 이학노씨와 정무특보를 담당했던 광고기획사 대표 황세곤씨 역시 측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대선 때 히트했던 '돼지 저금통' 아이디어를 낸 이상호씨도 마찬가지다. 1만2,000여명의 팬클럽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들)'의 리더 격이다. 현재 '정통들'의 대표인 오성문씨와 전 대표인 홍성룡씨도 열렬한 지지자이다. 미국에서 30개 가까운 지부를 갖고 있는 '한민족경제비전연구소'도 정 최고위원의 후원그룹으로 손꼽힌다. 전병관 회장, 장현석 사무총장, 신대식 목사 등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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