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기업관리(ERP)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대학간 산학협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기업과 대학이 경영정보화 인력양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윈-윈하는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AT시스템ㆍ뉴소프트기술ㆍ더존디지털웨어 등 대표적인 토종ERP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각 수십억원 규모의 산학협동 계획을 수립했다.
KAT시스템(대표 국오선)은 최근 ERP 기증을 원하는 대학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산학협동 전담팀을 만들어 제휴 체결 업무를 맡겼다. 지난해 제주대 등 4개 대학에 80억원 상당의 ERP 프로그램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23개 대학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국오선 사장과 손보민 이사는 제주대 경영정보학과의 겸임교수로 위촉돼 매주 두번씩 출강하고 있다. 첨단 지식산업형 강의가 입소문을 타면서 다른 대학도 강의 요청을 해 오자, KAT시스템은 궁리 끝에 `ERP 시스템 활용과 CRM의 이해`라는 대학 강의용 교재를 발간하기도 했다.
손 이사는 “대학의 ERP 교재가 10년 이상된 이론서 위주여서 제대로 된 교육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소프트웨어, 교재발간, 강의지원 등 3박자를 맞춘 산학협동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광주대, 경기공업대에 40억원 상당의 B2B ERP를 지원한 뉴소프트기술(대표 김정훈)도 올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산학협동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업 입장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실익은 없지만 홍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고 기업의 요구에 맞는 ERP 전문인력 양성이나 지역경제 활성화도 함께 노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 회사 장진호 차장은 “대학 뿐 아니라 실업고에서도 지원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요청이 들어오면 대부분 지원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더존디지털웨어(대표 김재민)도 지난해 한신대 등 7개 대학에 60억원 상당을 기증한 데 이어 올해 우송대를 시작으로 지원규모를 100억원 정도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