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그만 실어라, 가라앉는다" 출항 전 과적 지적 묵살

1등 항해사 진술 … 3배나 더 실어

세월호 출항 당일에도 배의 과적 문제를 승무원이 건의했지만 청해진해운 측에서 무시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30일 검경 합동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세월호 1등 항해사인 강모(42)씨가 사고 전날인 지난 15일 청해진 관계자에게 "짐을 많이 실으면 배가 가라앉으니 그만 실어야 한다"고 회사 관계자에게 수차례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가 이런 문제를 수차례 물류팀 관계자에게 지적했음에도 번번이 무시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의 과적 지적을 무시한 탓에 사고 당시 세월호는 복원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화물 987톤보다 3배 많은 3,608톤(자동차 180대 포함)이나 실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세월호의 실소유주인 유씨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이날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혁기(42)씨와 섬나(48), 상나(46)씨에게 2일 오전10시까지 검찰에 출석해 조사 받을 것을 통보했다. 유 전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이사와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 역시 소환 통보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25일 이들이 유씨 일가 그룹의 주요 요직을 맡으며 횡령·배임 등 비리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29일까지 검찰에 출석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미국 등 해외에 있으면서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유씨 일가가 이번 소환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여권 무효화 등을 통해 강제소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유씨 일가 계열사 핵심 관계자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29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대표 김한식(73)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데 이어 이날 송국빈(62) 다판다 대표와 김명세(73) 전 아해 대표, 이재영(62) 현 아해 대표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송 대표는 30년 넘게 유 전 회장을 보필한 측근으로 계열사의 자금 창구 역할을 한 세모신협 이사장, 계열사의 지주 역할을 한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상무이사 등을 지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