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회고록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정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자 부시 대통령이 반박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린스펀 전 의장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의 재정 정책은 감탄스러울 정도로 훌륭하다"면서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30년 동안의 평균치를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기침체 탈피와 9.11 테러 쇼크로부터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재정 적자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도 감세 정책은 불가피했다"면서 "(감세 정책을 통해) 경제가 성장하면서 더 많은 세금 수입을 창출할 수 있었고 그것은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일조를 했다"고 강조했다. 딕 체니 부통령도 월스트리트저널에 실은 기고문에서 자신의 오랜 친구인 그린스펀이 훌륭한 FRB 의장이었지만 부시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그의 평가는 잘못됐다고 거들었다. 앞서 그린스펀 전 의장은 회고록 '격동의 시대'에서 FRB 의장 재직 당시 부시 대통령에게 방만한 재정지출을 요구하는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권고했지만 부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부시 정권이 보수파의 근간인 '긴축 재정을 통한 작은 정부'라는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