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FTA) 주도권을 둘러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의 샅바 싸움이 가열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4월 두 부처가 FTA를 다루는 겹치기 조직을 신설해 정책혼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에서 또다시 업무조율이 이뤄지지 않는 다툼 양상을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두 부처 간의 대립각 논란이 다시 불붙은 것은 재정부가 6월부터 FTA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실무인력 양성사업에 나선 데서 비롯됐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7일 "6월부터 중소기업 FTA실무담당자를 대상으로 종합 실무과정과 자동차와 전기•전자, 섬유, 기계 등 FTA활용 수요가 높은 산업의 실무담당자를 대상으로 주요 업종별 심화과정을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개설되는 두 과정은 수강인원 각각 900명씩인 단기 집중코스로 참가자는 교육비용의 60%(12만원 한도)를 지원 받는다.
이에 대해 지경부 측은 재정부가 한시적 조직인 FTA국내대책본부를 정식 직제로 만들기 위해 외연 확대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경부는 최근 무역협회와 공동으로 FTA 실무인력 양성 과정인 'FTA school'을 개설했다. 이 과정은 FTA 원산지 실무를 비롯해 사후관리까지 종합적인 실무교육과정과 특정업종 중심의 FTA 활용방안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재정부가 지난번에는 유사한 조직을 신설하더니 이번에 또다시 동일 교육과정을 신설하는데 사전협의조차 없었다"면서 "재정부가
사업부서도 아니지 않느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반면 재정부 측은 FTA국내대책본부가 관련법에 따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데 지경부의 주장은 억측에 불과하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앞서 2월 지경부는 무역협회와 중소기업진흥공단•대한상공회의소•KOTRA 등과 공동으로 'FTA활용지원센터'를 출범시켰고 재정부는 4월 'FTA종합지원센터'를 가동했다. 또 지난해부터 지경부와 무역협회가 'FTA 포털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5월 재정부가 'FTA 종합지원포털'을 오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