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인수 빨라진 삼성행보] 삼성 지분율 24.4%

삼성이 데이콤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한 지분을 확대, 삼성·LG의 「데이콤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삼성은 30일 증권거래소를 통해 KBS와 연합뉴스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콤 주식 72만4,450주(지분율 3.84%)를 사들여 지분율을 24.4%로 높였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대우중공업이 보유한 데이콤 지분을 매입하면서 LG에 전면전을 선포한 데 이어 30일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통해 주당 11만9,500원에 추가로 데이콤 주식을 매입한 것이다. 삼성이 데이콤 주식을 추가로 매입함에 따라 LG의 데이콤지분보유제한 폐지요청을 앞두고 삼성·LG의 데이콤 인수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이 재차 데이콤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은 삼성·LG간에 불붙은 「데이콤 전쟁」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또 지난 27일 청와대 정·재계 간담회 이후 비쳐진 「LG=데이콤 인수」 분위기를 뒤엎는 것으로 해석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의 입김이 강한 KBS와 연합뉴스가 데이콤 지분을 삼성에 넘긴 것을 두고 재계는 정부가 데이콤 경영권 향방에 어떤 가이드라인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삼성이 KBS와 연합뉴스의 데이콤 지분을 추가로 사들인 것은 지난 28일의 지분매입 때와는 달리 LG에 대한 단순한 견제 차원이 아닌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LG가 정보통신부에 지분보유제한 각서 폐지요구를 제출하기 전 LG를 압박하고 LG의 데이콤 경영권 인수에 가로막을 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는 것이다. 삼성이 데이콤 지분을 추가 매입함으로써 그룹별 데이콤 지분은 LG 9.46%(현대 지분 5.25% 포함) 삼성 24% 동양그룹 23%(우호지분 포함)로 바뀌었고 삼성은 동양의 지분까지 넘겨받기 위한 협상을 본격적으로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동양으로부터 지분을 전량 넘겨받으면 보유지분은 47%로 늘어나 데이콤 경영권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삼성으로 넘어가는 파란도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삼성은 데이콤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뜻을 밝히는 등 LG를 더욱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LG는 삼성의 기를 꺾기 위해서라도 데이콤 지분을 5% 미만으로 보유한다는 「각서」를 폐지할 것를 더욱 강하게 요구할 것이고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류찬희 기자 CHAN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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