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권사 목표주가 최대 2배차이, 왜?

서울반도체, 현대증권 “7만1,000원” VS 노무라증권 “3만4,000원”
외국계는 글로벌 網 이용 업종 분석 强, 국내는 개별기업 분석 强 평가

일본계 글로벌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지난 24일 발광다이오드(LED)의 업황 전망이 부정적이라며 서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3만4,000원으로 낮췄다. 반면 국내 증권사인 현대증권은 이달 초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서 업황 부진 속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7만1,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이 둘의 차이는 무려 2.1배. 24일 종가가 4만3,300원인 서울반도체의 투자자로서는 머리가 갸우뚱 할 노릇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증권사들의 기업분석에 미묘한 시각의 차이로도 같은 종목에 대해 매우 다른 투자의견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전세계에 분포해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보니 개별기업이나 각국의 특수성보다는 산업적인 특성을 상대적으로 많이 고려한다. 한 외국계 증권사 연구원은 “전세계 지점의 연구원들과 자주 의견을 교환하고 좀더 거시적인 시각을 가지고 분석하다 보니 개별기업보다는 ‘큰 그림’을 상대적으로 많이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반도체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노무라증권은 지난 7월 목표주가를 올릴 때도 “공급과잉 우려가 지나치다”고 언급했다. 모두 산업적인 측면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국내 증권사는 개별 기업의 특성에 좀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반도체를 분석한 최근 국내증권사들의 보고서를 보면 “고객과 제품구성(포트폴리오)의 다변화로 업황 부진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동일 업종을 담당하는 인력이 외국계 기업에 비해 풍부해 기업 탐방 기회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다른 요인은 투자자들의 ‘눈치’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지의 여부. 국내 주요 증권사의 팀장급인 한 연구원은 “국내 고객들은 ‘매수’ 중심으로 생각해서 ‘중립’의견만 내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단기매수나 매도(숏 매매)에 익숙한 외국인 고객들을 주로 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눈치’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비교이고 국내외 증권사들의 시각 차이를 칼로 무 자르듯 나눌 수는 없어 실적 등 객관적인 데이터로 기업을 꼼꼼히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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