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건축학도들이 세계적 권위의 건축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차지해 한국 건축학계의 위상을 드높였다. 5일 한양대에 따르면 이 대학 건축학부 김원일(30ㆍ사진 왼쪽부터)ㆍ최진규(28)ㆍ김대현(26)ㆍ박영국(27)씨가 구성한 팀이 지난 10월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의 건축 공모전인 '벨룩스 국제학생건축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국제건축가연맹(UIA)과 유럽건축교육협회(EAAE)가 주관하고 벨룩스(Velux)사가 후원하는 벨룩스 국제학생건축공모전은 규모와 권위 면에서 최고 대회로 인정받는다. 올해 공모전에는 55개국 280개교에서 678개 팀이 응모했다. 격년제로 치러지는 이 공모전에서 아시아권 학생이 대상을 받은 것은 한양대팀이 최초다. '미래의 빛(Light of Tomorrow)'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공모전에서 한양대팀은 '뫼비우스의 띠를 이용한 빛의 은하수'를 출품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꼬인 구조물로 이뤄진 천장을 통해 빛이 조절되는 광장 설계작품으로 별도의 광원 없이 띠의 꼬인 부분을 움직여 광장에 닿는 햇빛을 다양하게 조절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박영국씨는 "벽이나 천장 등 기계적으로 빛을 통제하지 않고 자연광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상황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작품의 의도를 설명했다. 심사위원단은 심사평에서 "수상작은 빛을 통해 구조, 도시, 사회적 이슈를 하나로 묶어낸 훌륭한 제안"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씨 등은 학부생이면서도 아르바이트 등으로 모은 돈을 갹출해 한양대 근처에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80만원짜리 자체 연구실을 차릴 정도로 건축 마니아다. '건축물은 실용성은 물론 아름다움까지 갖춰야 한다'는 취지로 '미용실(美用實)'이라고 이름 붙인 이 연구실에서 이들은 이번 공모전에 응모하기 위해 올 초부터 휴일도 없이 연구에 몰두해왔다. 내년 2월 졸업하는 학생들은 자체 연구실을 건축 설계 스튜디오로 키워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