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弗 용처 못밝힌다" 입장 되풀이… 검찰, 權여사 주중 재소환 천신일-한상률 前국세청장 수차례 통화 정황 포착
입력 2009.05.10 18:04:01수정
2009.05.10 18:04:01
노무현 전 대통령측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건네 받은 100만 달러중 40만 달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용처를 밝힐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에 따르면 이번주 중 권 여사를 불러 40만 달러를 실제 빚을 갚은 데 썼는지, 아니면 노 전 대통령도 알고 있었던 빚 이었는지 등을 집중 확인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번주로 예정됐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도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노측 "40만 달러 용처는 못 밝힌다"= 노 전 대통령측은 100만 달러 사용내역을 담은 e메일을 지난 주말께 검찰에 제출하면서, "권 여사가 2006년 미국에 유학하고 있던 장남 건호 씨에게 주택을 마련하라며 100만 달러 가운데 40만 달러를 송금했고, 10~20만 달러는 국내에서 전달했다"며 "나머지 40만 달러에 대해서는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사용했고 구체적인 용처를 밝힐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00만 달러중 40만 달러를 송금한 사실 이외에 권 여사가 국내에서 10~20만 달러를 추가로 건호씨 등에 전했다는 것은 새로 밝혀진 것이지만, 여전히 100만 달러중 40만 달러의 사용내역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측은 이와 함께 건호씨에게 송금된 40만 달러와 관련, 건호씨가 집을 사는 게 부적절 하다고 판단해 사업투자에 쓴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 여사를 불러 남은 의혹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도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00만 달러 사용처 관련해 노 전 대통령측에 더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어 권 여사 소환이 늦어질 것 같다"고 밝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또는 불구속기소 여부 결정이 내주께로 미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에게서 4억원을 받고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을 구속기소 했다고 이날 밝혔다.
◇"천-한 수차례 통화" 정황= 검찰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이 수차례 통화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천 회장이 친분관계인 한 전 청장에게 직접 로비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혐의가 확정되면 미국에 체류중인 한 전 청장을 불러 실제 로비가 있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천 회장이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 대가로 박 회장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취했는지 압수수색 자료와 자금내역 등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자료분석이 끝나는 대로 천 회장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홍 기획관은 "이번주 내내 압수물 분석하고 세중나모 직원들 조사하는 등 기초조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다음주께 천 회장 소환 가능성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