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때리고…환율 어르고… 美, 對中정책 강온 양면전략

가이트너 美 재무

론 커크 USTR 대표

미국이 위안화 절상과 무역 역조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중국에 대해 ‘강온양면’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여부로 주목을 받아온 ‘환율 보고서’ 제출시기를 11월 G20(주요20개국) 서울 정상회담 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해 양국간 환율갈등이 잠시 소강국면을 맞게 됐다. 미국은 그러나 중국의 그린에너지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를 조사하겠다는 새로운 대중 압박 카드를 빼 들었다. 이 같은 강온양면 전략에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중국과의 통상문제에 단호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한편 대활 통해 환율 문제를 풀어가려는 미 행정부의 고민이 담겨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15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환율정책보고서의 의회 제출 시점이 11월 G20 정상회의 이후로 미뤄졌다면서 “이번 정상회의는 탄탄하고도 균형있는 성장을 위한 추가 진전을 이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달 초 이후 지금까지 위안화가 2.5% 절상된 것과 관련, 가이트너 장관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앞서 IMF(국제통화기금)가 상당수준 평가절하된 것으로 지적한 위안화 문제를 바로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가이트너 장관의 발언은 미국등 서방 진영과 중국 사이의 갈등의 원인이었던 위안화 문제와 관련, 중국의 절상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나서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대중국 때리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미 재무부와는 달리 무역대표부(USTR)은 대 중국 압박에 들어갔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미 철강노조가 제기한 관련 의혹들에 대한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철강노조는 지난달 중국 업체들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아 낮은 가격으로 풍력과 태양력 관련 장비를 국제시장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의 5,800쪽 분량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철강노조는 이 같은 보조금이 중국업체들의 경쟁력을 미국 기업에 비해 높여줬다고 주장했다. 커크 대표는 이런 의혹들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며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를 통해 우리의 권리를 적극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린에너지분야는 미래 일자리 창출의 엔진으로 지금 행정부가 미국 노동자들과 기업가 그린 에너지 기업들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USTR는 앞으로 90일간 이 문제를 조사하게 되며 이후 중국정부와의 양자협의를 거친 뒤 WTO에 제소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WTO로 넘어가게 되면 중국측 역시 항소로 맞서 결론을 나오기 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산별노총연맹(AFL-CIO)과 미국 철강협회는 이 같은 미 행정부의 행동에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의 근로자들과 일자리를 최우선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지를 보냈다. 중국은 미국 정부의 조사 발표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중국이 그린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미국 철강노조의 주장은 “근거 없고 무책임한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정부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식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세계에 보호무역주의라는 나쁜 신호를 보낸 것”이라면서 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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