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은 여야 대표 리더십 시험대

선거 참패땐 실권없는 '관리형 대표' 전락 가능성
박 대표 '홀로서기'위해 휴일 잊은채 유세 강행군
정 대표는 현 정권 의혹 제기 이어 정동영에 맹공


여야 당 대표가 당내 역학관계 변화와 정국 주도권의 향배를 가늠할 4ㆍ29재보선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닷새째인 20일 모두 수도권에서 지원유세를 벌였다. '미니 재보선'이지만 공식 선거전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도권과 영ㆍ호남을 오갔다. 사상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과 각종 쟁점법안을 처리할 4월 임시국회 회기를 불과 10여일 남겨두고 있지만 원내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다. 박 대표와 정 대표는 선거결과 소속 정당이 참패할 경우 당권을 내놓거나 실권 없는 '관리형 대표'에 그칠 수 있다. 여야 정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각 당이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 다섯 곳 중 한 곳에서도 확실한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같은 우려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당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며 지원유세에 총력을 쏟고 있다. ◇'홀로서기' 위해 강행군하는 박희태=박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홀로서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나라당이 야당이었던 시절 '40대 0'이라는 재보선 불패 신화를 만든 박근혜 전 대표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스스로 선거운동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후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 다섯 곳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번갈아 방문했다. 당 실무진은 박 대표의 피로누적을 우려해 휴일인 지난 19일 일정을 비웠지만 "지금이 쉴 때냐"는 박 대표의 질책을 받고 급히 인천 부평을로 유세일정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박 대표는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는 이번주에도 빽빽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20일 경기 시흥에서 유세를 펴는 것을 시작으로 21일 울산, 22일에는 경주를 방문한다. 오는 23일과 24일에는 부평과 전주에서 각각 선거운동을 도울 계획이다. ◇이명박(MB) 대통령, 정동영 겨냥해 반격 나선 정세균=정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박연차 사건' 연루의혹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 등으로 이번 재보선에서 수세에 몰린 민주당을 구출하기 위해 반격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의 10억원 수수설, 당비 30억원 대납설, 기획 출국설 등 현 정권과 관련한 3대 의혹을 제기,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도 의혹이 있으면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 대표는 동시에 '내부의 적'인 전주 덕진의 정 후보를 향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정 대표는 "정 후보는 결코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며 "정 후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전주가 아니라 부평을이고 경주인데 전주에서 저러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다. 한마디로 소탐대실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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