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계약 해지에 따라 위약금으로 무려 280억원을 날리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철의 자회사인 포스코개발은 분당신도시내 상업용지등 3필지 총 14만5,967평을 매입키로 한 토지공사와의 토지계약을 백지화하기로 하고 내년초 정식 해지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토공관계자는 『양측간 협의를 통해 포스코개발측이 전체 토지대금 2,808억원의 10%인 280억원을 위약금으로 지급키로 합의했다』면서 『이같은 위약금은 국내 토지거래 사상 최대규모다』고 밝혔다.
토공은 포스코개발이 95년 토지계약 체결직후 계약금조로 낸 280억원을 위약금으로 상계처리할 방침이다.
포스코개발측은 『부동산 개발과 유통사업 축소등 전체적인 구조조정작업에 따라 분당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는 포철과 관련한 철강 플랜트를 중심으로 산업엔지니어링과 공공건설공사 사업에만 전념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개발이 문제의 땅을 매입한 것은 지난 95년7월.
분당신도시에 대규모 국민휴식 공간 조성과 유통사업 진출을 위해 실내경기장용 자연녹지 4만5,617평 레저단지용 자연녹지 6만1,277평 상업용지 3만9,073평등 총 14만5,967평을 2,808억원에 일괄 매입했다. 이후 포스코개발은 총 사업비 4조원을 투입해 4만명을 수용하는 돔구장과 잠실 롯데월드와 같은 놀이시설및 쇼핑단지등을 조성하는 「분당 프로젝트」청사진을 발표했다. 대규모 건설사업을 통해 모기업인 포철의 철강제품 수요를 창출하고 건설분야의 일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었던 것.
그러나 삼성플라자와 청구백화점등 대형 유통센터들이 잇따라 개점하는 바람에 수익성 확보가 어렵게 된데다 부동산경기마저 침체돼 사업추진에 애로를 겪어왔다. 실제로 포스코개발은 지난 95년 계약금 10%를 낸 뒤 중도금을 한차례도 내지못하고 계속 연체해온 상태다. 토공은 포스코개발이 96년부터 지금까지 중도금 연체이자만 수십억원을 물게 될 처지에 몰리자 중도금 첫 납부시기를 98년7월로 연장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포스코개발은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인한 자금난과 모기업인 포철의 구조조정등으로 끝내 분당프로젝트를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번 토지계약 해지로 국내 최초의 돔구장건립 계획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보인다. 이에앞서 LG그룹도 뚝섬에 돔구장을 건립키로 했다가 포기했었다.
토공측은 14만여평의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성남시와 협의, 상업용지는 필지를 분할하고 자연녹지에 대해서는 상업·업무용지등으로 용도변경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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