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내년 우리 기업들의 설비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2.5% 늘어난 9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은행이 2일 국내 83개 업종 3,598개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설비투자계획을 조사,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제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2.1%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조선ㆍ석유정제ㆍ철강업 등 비(非) 정보기술(IT) 산업이 6.1%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조사돼 내년도 설비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분석됐다. IT 산업에서는 반도체와 LCDㆍ통신기기 중심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4.1%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IT 산업의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제조업 총투자에서 IT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39.1%에서 내년에는 36.7%로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경우 설비투자가 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소기업은 고무ㆍ플라스틱, 조립금속업 등에서의 투자감소로 올해보다 20.2%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기업 설비투자는 5.9% 증가하나 수출기업의 설비투자는 고유가와 환율하락 등 수출환경의 악화로 올해보다 0.8%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비(非)제조업의 설비투자는 내년 2.9%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기업의 경우 송ㆍ변전과 원자력 부문, 통신업은 신제품 공급을 위한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유통업은 백화점과 할인점 증설에 투자가 많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에 설비투자 계획이 없거나 올해보다 설비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시장환경 악화에 따른 내수부진(28.2%) 등 수요 부진이 설비투자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으며 ▦기존설비 과잉 ▦수익성 저하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설비투자 활성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핵심 사업 투자 집중과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신(新) 성장동력산업 투자강화 등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