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의식 상징 금배지 없애자”

김용갑의원, 복장 자율도

한나라당의 대표적 보수파 인사인 김용갑 의원이 국회의원의 특권의식을 없애기 위해 금배지를 없애고 복장 규정을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한나라당이 ‘수구보수’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하는 데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에 앞서 같은 당 홍준표 의원이 병역기피를 위한 국적포기 문제를 제기한 적 있어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상징물이었던 ‘개혁의제’마저 선점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2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국회의장님, 국회도 바꿔볼 수 없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금배지 자체가 국회의원의 ‘특권의식’을 상징하고 있고 가슴에 다는 순간 국민과의 ‘거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국회의원 배지를 이제 없앨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국회의원의 보다 자율적인 복장착용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의장에서 정장을 갖춰 입어야만 하는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상임위에서는 날씨가 더울 경우 상의를 벗고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관행적으로 국회의원 윤리강령 중 품위유지에 관한 조항으로 인해 본회의장이나 상임위회의장에서 웃옷을 벗지 않아왔다. 김 의원은 또 상임위 회의장의 여야 좌석 구분을 없애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상임위의 경우 “여야를 섞어 앉는 것이 민생을 위한 정책을 여야가 함께 제안하고 법률을 심의하는데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공보관실은 김 의원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의원들의 복장 규정을 정한 법은 특별히 없고 윤리규정상 품위를 지키는 정도로만 돼있다”며 “17대 국회 들어 한복을 입거나 가벼운 옷차림이 눈에 자주 띄고 있다”고 밝혀 김 의원의 제안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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