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하에서 우리나라 경기회복을 주도했던 내수회복세가 지난해 말을 정점으로 서서히 끝나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말 소비판매액이 사상최고를 기록했지만 이는 정책적 소비진작책과 지난 2008년 부진의 따른 기저효과로 정부 지원이 끊기는 올해는 이 같은 내수열기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는 5%대 성장률을 바탕으로 내수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수출 의존적 회복세와 고용 부진, 양극화 고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지난해 소비회복은 '반짝회복'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국내 소비 사상 최고=1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소비판매액은 252조9,250억원으로 2008년보다 4% 증가하며 사상처음으로 250조원을 돌파했다. 소비증가세를 이끈 것 역시 노후차 세제지원을 등에 업은 자동차였다. 지난해 기준 내구재가 전년 대비 10.3% 증가한 가운데 승용차 소비가 22.5% 늘어나며 회복세를 이끌었다. 내년 4월부터 전력다소비 제품에 개별소비세가 붙는 가전제품 소비도 지난해 12월(12.9%) 크게 늘어났고 스마트폰 열풍 등에 힘입어 컴퓨터 및 통신기기 소비도 12월에 12.8% 늘어났다. ◇정책지원 중단에 소비 감소하나=문제는 올해다. 지난해 말 모든 부문의 소비가 상승했다고 해도 기저효과 영향이 컸던 터라 올해 예정되는 성장세가 본격적인 소비성장으로 나타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당장 노후차 세제지원이 끊기는 올해부터 승용차 판매가 급감할 게 확실시된다.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던 유가가 지난해 말부터 들썩이는 것도 문제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가 올해 85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전망하는 5%대의 경제성장이 수출 부문에 치우쳐 내수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소비 증가는 주춤할 수밖에 없다. 희망근로와 청년인턴 등을 연장하면서 정부가 강력한 고용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민간 부문에서 좀처럼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가계부채 역시 총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신용 비중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68.3%로 1년 전보다 2.5%포인트 상승한 사상최고 수준을 기록해 가계부채 부담이 소득에 비해 계속 무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