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푸른 떡잎 싹부터 잘라라"

"될성푸른 떡잎 싹부터 잘라라" 이베이 '눈엣가시' 제거에 옥티바 외로운 투쟁 한 신설 소프트웨어 업체가 인터넷 경매업계의 `골리앗' 이베이와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소재의 옥티바(Auctiva)는 인터넷 경매에 물품을 내놓은 판매업자들이 여러 경매 사이트에 등록된 자신의 제품을 옥티바 홈페이지를 통해 한데 모을 수 있도록 한 링크 소프트웨어 `쇼케이스'를 이달 초 선보였다. 이베이, 야후, 아마존 등 여러 사이트에 내놓은 물건들을 한 군데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이베이의 경매에 참여하던 소비자들은 마음에 드는 제품을 내놓은 판매업체가 다른 사이트에 내놓은 물건까지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옥티바는 이 소프트웨어로 인터넷 경매시장이 주요 활동 무대인 중소 기업들을 공략, 올해 50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시장의 기반이 없는 중소업체 입장에선 쇼케이스가 단골 고객 확보의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매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온 이베이로선 이 소프트웨어가 고객들을 경쟁 사이트로 유인해 가는 `눈엣가시'. 결국 이베이는 지난 14일 `시범 케이스'로 옥티바를 활용해 야후 경매사이트와 제품 링크를 구축한 자기(瓷器) 판매업체 비즈니즈의 경매 물건 127개를 사전 경고도 없이 이베이 경매목록에서 제거했다. 경매 물건을 이베이 외의 사이트로 링크시켜선 안 된다는 사용자 규약을 어겼다는 것이 이베이측의 주장. 현재로선 옥티바의 소프트웨어가 이베이의 아성을 흔들어놓을 가능성은 희박한 실정이다. 1,600만 고객을 확보한 이베이 경매시장에서 쫓겨나는 것은 판매업자들 입장에서 치명적인 타격이 되기 때문이다. 이베이의 눈밖에 벗어나느니 옥티바를 외면하는 것이 업체들에게는 훨씬 낫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베이의 눈밖에 난 사이트가 피해를 입은 경우는 여러 번 있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 `비더 엣지'라는 회사는 여러 온라인 경매 사이트들의 경매 물건을 비교했다가 이베이의 물품 목록을 허가 없이 빼냈다는 이유로 제소를 당해 법원으로부터 서비스 중지 명령을 받았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경매검색 사이트인 옥션워치닷컴(AuctionWatch.com)이 등록면허 문제로 이베이와 맞서다가 이베이 서버로부터 차단되는 운명을 맞았다. 옥션워치의 경쟁업체인 고투닷컴(GoTo.com)은 이베이측의 엄격한 제한조건을 받아들여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이베이 사이트에서 쫓겨난 비즈니즈는 현재 사태 해결을 위해 이베이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한가지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옥티바 쇼케이스를 통한 링크를 이베이에 등록된 제품으로 국한시키는 방안. 비즈니즈의 공동설립자인 더크 위플은 사전 경고도 없이 쫓겨난데 대해 분개하면서도 “이베이만한 사이트는 없다”며 이베이와 화해할 방안을 모색하느라 여념이 없다. `거인' 이베이를 상대로 한 옥티바의 외로운 싸움은 결국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입력시간 2000/10/26 15:53 ◀ 이전화면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