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희망을 말하다]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회장

"발품 영업으로 세계시장 확잡았죠"


바이오업체인 메타바이오메드의 오석송(55ㆍ사진) 회장은 늘상 회사 이름인 'META'라는 글씨가 새겨진 파란 셔츠와 빨간 넥타이를 입고 다닌다. 그가 중국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업체를 부지런히 쫓아다니던 2000년대 초반 이래 강렬한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매일같이 고수해 온 스타일이자 나름의 영업무기인 셈이다. 수술용 봉합사부문 세계 4~5위… 매출 98%가 수출
"2015년 점유율 11%로 확대·매출 2,008억 달성할것"
나흘 간의 내몽고 출장을 마치고 방금 도착했다는 오 회장의 표정에는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그는 매출의 98%가 수출시장에서 발생하는 기업의 해외 영업을 직접 챙기는 '활동파' 리더답게 1년 365일 중 100일을 해외에서 지내고 있다. 지금까지 쌓인 비행기 마일리지만 350만마일에 달한 정도다. 특히 각국에서 열리는 박람회는 정보 수집과 시장흐름 파악을 위해 그가 놓치지 않고 참석하는 주요 행사다. 국내외에서 일 년 동안 갖는 술자리도 줄잡아 400번은 된다고 하니 그의 체력은 타고난 모양이다. 오 회장은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알려면 고객을 꾸준히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며 "그렇게 인간관계의 기틀을 닦아나가다 보면 거래처가 친구가 되고, 나아가 좋은 파트너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메타바이오메드가 지난 5월 중국의 생물세포배양 전문기업, 임상 이식수술 전문기업과 공동으로 성체줄기세포 사업을 전개할 합작법인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오 회장의 '발품'이 일궈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상해에 설립되는 합작법인 RTE바이오테크가 추진하게 될 성체줄기세포 사업은 생분해성 봉합사와 치과 기자재로 해외시장에서 명성을 쌓은 메타바이오메드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이다. 생분해성 봉합사를 줄기세포 생성에 필요한 지지대로 사용해 추후 피부재생 및 이식, 중추신경 문제로 인한 지체장애 회복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로 활용할 기술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오회장은 여기에 인체뼈를 대체하는 골수복재 등 신규사업 비중을 늘려가면서 회사의 외형을 키울 계획이다. 일손이 많이 드는 봉합사는 중국과 캄보디아 생산으로 원가 절감효과를 누리고, 치과 기자재와 인공뼈는 내년 이후 미국 현지법인에 직접 생산해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등 사업분야별 포트폴리오도 짜여져 있다. 아쉬운 것은 내수 시장이다. 오 회장은 "내수 시장도 신경이 쓰이지만, 국내 소비자의 외국제품 선호도가 워낙 높은데다 유통구조가 낙후돼 있어 국내에 쏟을 시간과 노력을 해외로 돌리는 게 훨씬 유리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해외 시장에서 메타바이오메드의 위상은 상당하다고 오 회장은 자신한다.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술용 봉합사의 경우 세계 4~5위를 다투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공급이 20~30% 부족해 오창공장도 증설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치과용 제품도 마찬가지. 오 회장은 "해외 전시장 등에 나가 있으면 바이어들이 나를 '킹 오브 엔도(Endoㆍ근관치료 아이템)'라고 부르곤 한다"며 "진출 분야에서는 해외시장에서 기술력과 지명도 모두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오 회장이 제시한 첫 번째 시한은 2015년. 그는 "지금도 글로벌 1등 제품은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 진정한 히든챔피언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오는 2015년까지는 명실상부 히든챔피언으로 등극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오는 2015년까지 세계 봉합사 시장점유율을 1.5%에서 11%까지 높이고, 근관충전시스템인 'E&Q 마스터'와 근관충전재 '메타페이스트', 봉합사와 골 대체재 등 각 제품을 세계 1위로 육성해 현재 260억대인 매출을 2,008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오 회장이 궁극적으로 중시하는 것은 단기적인 매출 목표 달성은 아니다. 그는 "단기적 수익이나 매출 목표보다는 10년, 20년을 내다보고 인류와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고 싶다"며 "메타바이오메드의 비전은 인체 기능의 보수ㆍ유지를 통해 인간의 수명연장과 행복한 삶 추구,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메타바이오메드는…

의료용소재 개발·생산 전문
中법인 설립 등 성장동력 마련

1990년 메타치재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메타바이오메드는 의료용 소재의 연구개발, 생산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부분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전문기업. 주력제품인 생분해성 봉합원사와 치과용 충전재 및 근관 충전시스템에서 신사업 분야인 골 수복재까지 직접적인 매출 실현과 연구 재개발의 선순환 구조를 자랑한다. 지난 5월에는 중국 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해 성체줄기세포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등 차세대 신규 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90여개국 200여 곳의 매출처를 둔 메타바이오메드는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 내몽고 자치주에 100% 출자법인인 메타 포두 유한공사를 설립한 데 이어 작년 9월에는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및 유럽시장 공략도 추진할 계획이다. 작년 11월 캄보디아 법인을 설립했으며, 9월 중국 합작법인이 가동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