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금으로 호화빌라 구입·씨름단 창단도27일 검찰에 비리혐의가 적발된 ㈜지한정보통신은 부도덕한 벤처기업가와 공무원, 은행원 등이 얽힌 벤처기업 비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98년 9월 자본금 1억원으로 출발한 지한정보통신은 멀티영상광고장치 특허를 이용한 민원서류 자동발급기로 유명해지기 시작해 지난해 초 코스닥 열풍에 이른바 '묻지마 투자'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금융기관(100억원)과 개인투자자(150억원)로부터 단숨에 250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이 과정에서 회사측은 회계분식을 통해 2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99년 한해 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였고 "조만간 코스닥에 상장된다"고 현혹했다.
그러나 250억원의 투자금이 확보된 이후 회사 임원들은 기술개발이나 제품생산,영업은 외면한 채 자금 횡령과 관공서 로비, 은행대출 등에만 몰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 사장 이성호(46ㆍ구소기소)씨와 부사장 김형곤(47)씨는 회사자금 35억원을 횡령했으며 회사주식 36만주를 무상으로 취득했다.
또 구청에 민원서류 자동발급기를 무료로 설치해주면서 관계 공무원들에게 2억2,000만원에 상당하는 현금과 주식을 뇌물로 건넸고 은행직원에게는 대출 대가로 1억원을 주기도 했다.
이후 이씨는 무상취득한 주식을 장외에서 고가로 팔아 11억8,000만원대에 달하는 호화빌라를 구입했으며 최근에는 회사 홍보를 위해 6억6,000여만원을 들여 씨름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회사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임원들이 회사자금을 유용하면서 회사전체는 점차 부실화돼 250억원의 투자금이 거의 바닥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이 회사는 현재 유상 판매실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은행권의 부채만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검찰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