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과학기술자상] 한국바이오시스템 김형주 박사

서울경제신문과 한국과학재단이 선정한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3월 수상자인 한국바이오시스템 김형주 박사는 국내 환경계측기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박사는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계측기에 세계 처음으로 미생물 연료전지를 적용해 기존 계측기의 한계점과 경제성을 크게 높였다. 관련 국내외 특허만 12건을 갖고 있는 김 박사는 “국내 보급이 활성화되면 연간 1,9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일본 등으로 수출도 조만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계측기의 한계를 극복= 김 박사의 새로운 BOD계측기는 기존 계측기의 한계점을 극복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수질오염을 평가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BOD. 그러나 기존 BOD계측기는 측정에서부터 결과까지 계측기간이 무려 5일이나 걸렸다. 여기에다 측정값 자체가 부정확성하고 유지관리가 어려운 또 다른 단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COD(화학적 산소요구량)계측기. 그러나 COD계측기는 물의 자정작용이나 미생물의 활발 정도 등을 전혀 알 수 없는, 생태학적 해석이 불가능한 단점을 갖고 있다. ◇미생물전지 원리 첫 적용= 김 박사는 먼저 기존 BOD계측기가 갖고 있는 단점의 원인을 용존산소량(DO) 전극에서 찾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생물 연료전지를 이용했다. 미생물 연료전지는 미생물의 에너지 대사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축적하는 일종의 축전기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지만 미생물도 전기를 낸다. 물이 오염되면 될수록 미생물이 많아지고 전기도 많이 발생한다. 미생물이 발생하는 전기의 양을 통해 물의 오염도를 측정하는 것이 김 박사 계측기의 핵심원리다. ◇측정기간 5일에서 50분으로 단축= 미생물 연료전지를 통해 물의 오염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찾은 김 박사는 이를 효율적이며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몰두했다. 김 박사가 응용한 기술은 고분자 전해질막- 전극 접합체(MEA), 백금전극 및 자외선(UV) 등. 먼저 김 박사는 MEA기술을 적용, 연료전지내 전극과 전극사이를 줄여 내부저항을 줄여 미생물 연료전지의 효율을 높였다. 여기에 백금 전극을 사용해 전극에서의 화학반응을 원활히 하고 내부저항을 더욱 줄였다. 또 폐수가 유입되는 유로에 자외선 램프를 설치, 유기물 및 미생물막, 슬러지 등이 유로를 막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했다. 김 박사는 무려 5일에 달하던 기존 BOD계측기의 측정시간을 50분으로 단축시켰다. 최대한으로는 20분까지 줄였다. 이 정도라면 수질 오염 측정분야에선 거의 실시간 측정에 가까운 수준이다. ◇경제성ㆍ수출잠재력 등 크게 높여= 김 박사는 가격도 기존 계측기의 70% 수준까지 낮췄다. 기존 수입계측기의 가격은 6,000만~9,000만원선. 김 박사가 모든 기술과 부품을 국산화했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또 유지보수 비용도 크게 줄였다. 기존 계측기가 유로 막힘 등에 의한 고장과 잦은 정비로 유지보수비가 많이 들지만 김 박사의 계측기는 유지보수가 거의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을 인정받아 김 박사는 지난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02 IFAT`전시회에서 미국, 일본 등 총 48개국, 157개 업체와 상담하는 실적을 올렸다. 특히 일본의 야마타케(Yamatake)는 이미 수 대의 샘플을 수입해 성공적으로 시험테스트를 하고 있다. 조만간 본격적인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형주박사 인터뷰] "현장중시ㆍ토론 통한 문제해결 주력 “기존 BOD 계측기가 많은 문제점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그냥 사용되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어떻게 하면 이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영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김형주(40)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현문식 사장과 함께 1999년 한국바이오시스템을 창업했다. 김 박사는 “학교나 연구원의 연구가 좀더 장기적이고 기술 중심적이어야 한다면 기업의 연구는 보다 단기적이고 현장 중심적인 방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박사는 “어디에서 연구를 하나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은 `인내`”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연구과정에서의 수많은 실패와 좌절은 피할 수 없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연구과제와 목표를 찾는 데도 `현장`이 도움됐지만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는 데도 `현장`과 `토론`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실제로 김 박사는 문제가 생길 때 마다 현장을 찾았다. 폐수를 덮어쓰고, 계측기 시험설치를 위해 절벽을 타면서 까지 현장을 찾고 관련자와 토론을 거듭했다. 김 박사가 세계 처음으로 미생물전지를 이용한 BOD계측기를 개발하고도 현장을 같이 찾아주고 토론을 헀던 동료연구원들에게 그 공의 절반이상을 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박사는“앞으로도 현장에서 문제를 찾겠다”며 “미생물전지 BOD계측기를 더욱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물론 다른 환경계측기의 국산화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주 박사 이력> ▲90년 건국대 미생물공학과 ▲92년 건국대 대학원 미생물공학과 ▲96년 런던대 생물전기화학과 박사 ▲98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후 연구원 ▲99년 한국바이오시스템 연구소장 ▲2001년 정밀기술대전 중기청장상 수상 <조충제기자 c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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