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내수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27개월 만에 최악으로 떨어졌다.기업들은 늘어나는 재고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국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설비투자를 여전히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1일 매출액 25억원 이상의 2,502개 업체를 대상으로 `6월 기업 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달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는 70으로 지난 2001년 1ㆍ4분기(6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 제조업 업황전망 BSI도 73으로 전월(79)보다 크게 떨어졌다. 기준치 100을 밑돌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내수위축이 심화되면서 내수기업의 업황 BSI는 한 달 만에 77에서 70으로 떨어졌다.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같은 기간동안 70에서 68로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조선ㆍ기타 운수(121→115)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기준치인 100에 못 미치는 가운데 자동차(88→80), 사무기기(97→73), 음식료품(84→74) 등 내수에 기댄 업종의 낙폭이 컸다.
제조업체들은 이 달에도 기업활동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증가율 전망 BSI는 77로 전월(84)보다 떨어졌고 재고수준 전망 BSI는 113으로 전월(110)보다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실행 전망 BSI는 90에 머물러 설비투자가 계속 저조할 것을 예고했고 넘치는 부동자금에도 불구하고 자금사정 전망 BSI는 오히려 83을 기록, 전월(88)보다 자금사정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