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신세계가 올해 부산 면세점시장에서 롯데와 격돌한다.
유통업계 양대 라이벌인 양사가 부산 면세 시장에서 본격 격돌하는 첫 해인 만큼 양사는 특히 올해 부산을 방문할 약 80만 명의 요우커(중국관광객)를 잡기 위해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면세점업계와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부산을 찾는 외국인은 300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요우커로 올해 약 80만 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35%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부산 면세 시장의 터줏대감인 롯데와 새로 면세점 시장에 도전장을 낸 신세계간 요우커 잡기 물밑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롯데는 요우커 발길을 끌기 위해 부산 인근 지역의 관광 연계 상품 개발을 강화하고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한 단체 고객 유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고급 명품 시계로 신세계와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는 올 상반기 고가 시계 매장을 리뉴얼 재개장하고 신규 브랜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가 요우커가 선호하는 수입 명품 브랜드를 다수 운영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온 만큼 또다시명품으로 승부수를 거는 셈이다.
롯데면세점은 루이뷔통, 에르메스, 샤넬, 프라다, 미우미우, 펜디, 라메르, 카네보 등 요우커가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를 부산에서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도 명품으로 반격에 나선다. 현재 다수 해외 명품 업체의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P브랜드 등 여러 브랜드와 입점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이르면 올 하반기에 입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요우커가 선호하는 국산 브랜드 비중도 높일 계획이다. 신세계는 또 요우커 온라인 쇼퍼들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 아래 올 하반기께 중국어 온라인 면세점을 오픈해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부산 면세 시장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서울에 이어 두번째로 큰 외국인 전용 면세 시장이기 때문이다.
부산 시내 면세점 시장은 약 4,0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제주도보다 1.5배 가량 큰 수준이다. 부산 면세 시장은 롯데가 60%, 신세계가 40%정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매장 규모는 신세계가 앞선다. 신세계의 매장 규모는 약 6,921㎡로 롯데(5,500㎡)보다 25%가량 더 넓다. 보유한 브랜드도 250여개로 180여개인 롯데보다 많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부산에 크루즈가 160회 입항할 전망"이라면서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 관광객 덕분에 부산 면세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롯데와 신세계간 마케팅 전쟁이 볼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