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채시장 육성·수출확대 난국 극복을”/금융기관 업무영역 파괴·경쟁위해 외국인 신규투자·M&A 등 허용해야/기업 외형위주성장 지양 혁신앞장/선진경영기법 도입·투명성 제고를현재의 외환·금융위기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국·공채 시장의 육성및 금융기관간의 경쟁을 촉진할 수 있도록 금융개혁을 조속히 단행하고 강력한 부패방지법을 제정해 고비용 정치구조를 타파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기업들도 △수출확대를 통한 내수부진 상쇄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 확대 △수익성 및 현금흐름 중시 △경영의 투명성 제고및 선진경영기법 도입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분석됐다. 1일 대한상의가 주최한 「국제통화기금(IMF) 긴급자금 지원의 영향과 우리의 대응」이란 세미나에서 하성근 연세대교수와 정순원 현대사회경제연구원 상무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하교수와 정상무의 주제발표내용을 간추린다.<편집자주>
◆IMF구제금융의 역할과 외환·금융위기대처방안하성근 연세대교수
우리경제의 위기는 이미 작년말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96년부터 나타난 우리 기업의 급격한 수익하락은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를 크게 하락시켰으며 금융기관의 부실채권확대, 대기업연쇄부도및 이에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처, 아시아 각국의 통화위기확산 등은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하락을 가속화했다.
이런 복합적 원인에 의해 촉발된 외환위기를 해소하가 위한 IMF의 구제금융은 어느 정도 즉각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지만 이번 위기가 거액의 부실채권등 구조적요인에 의한 것인만큼 그 효과는 일시적이고 과도적인 성격을 가질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금융위기의 근본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위해 단기적으로 지난 60∼70년대 활용했던 스왑(swap)제도를 한시적으로 시행해 외화자금조달을 확대하고 도피성외화자금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또 제조업은 물론 금융산업에 대한 외국의 신규투자및 국내금융기관의 흡수·합병도 포함하는 외국인직접투자조치를 확대해 야한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의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엄청난 규모의 금융기관부실채권및 앞으로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부실채권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현재 48조원에 달하는 전체부실채권을 해소하기 위해 성업공사의 부실채권정리기금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한편 악성부실채권을 많이 갖고 있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폐업을 유도하고 부실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금융기관은 정리기금의 지원후에 다른 금융기관에 의한 흡수합병을 유도해야할 것이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융기관 업무영역파괴및 경쟁촉진, 국공채시장육성을 통한 장기채권수요확대를 위해 금융개혁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이밖에 정경유착에 따른 고비용정치구조해소및 대내외적인 위기극복의지천명차원에서 강력한 부패방지법제정이 요구되며, 기업은 외형위주의 기업확장을 지양하고 경영및 기술혁신을 통한 효율극대화를 도모해야 한다.
◆IMF구제금융의 영향과 우리기업의 대응정순원 현대사회경제연구원상무
IMF의 구제금융지원은 우리 경제에 막대한 파장을 줄 것이다.
금융시장의 경우 단기적으로 안정이 예상되나 통화긴축등으로 인해 당분간 고금리현상이 지속되고 부실금융기관의 정리 등으로 자금경색이 이어질 전망이다. 노동시장은 저성장기조와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잠재실업을 포함한 실업자수는 1백70만명, 실업률은 8∼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간소비 역시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3%대 증가에 그치는 등 소비심리위축및 이에따른 수입소비재수요급감, 해외여행자제등 근검소비절약풍조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경영의 경우 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과 지나친 차입경영에 대한 시정및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경제환경으로 인해 기업의 경영환경도 급변할 수 밖에 없다. 특히 IMF는 제조업의 높은 부채비율을 낮추도록 여신및 세제상의 규제가 심화될 것이며 경영투명성확보를 위한 결합재무제표의 의무화, 회계기준의 국제화, 공 시제도의 강화됨에 따라 기업의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계기업의 매각이나 정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세제지원이나 M&A관련법규의 정비및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제 등이 도입돼 노동시장유연성이 제고되는 등 기업구조조정을 위한 환경조성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이에따라 우리기업은 사업구조측면에서는 환율상승의 잇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수출위주의 전략을 강화하고 한계사업의 과감한 정리등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개선, 신규투자에 대한 철저한 수익성및 자금조달분석 등이 요구된다. 재무구조측면에서는 차입구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주식형채권의 발행을 통한 재무구조개선이 요구되며 장기적으로는 대외신인도제고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특히 최근의 부도사태가 단기유동성부족에 기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는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경영에 주력해야한다.<정리=김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