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최고경영자들이 반소매에 재킷을 걸치지 않은 채 출근했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에 동참하면서 임직원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사장단들이 직접 솔선수범한 것이다.
1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서 열린 삼성사장단회의에 참가한 계열사 사장들은 모두 시원한 반소매 차림으로 사옥에 들어섰다.
반소매 와이셔츠만 입은채 재킷도 걸치지 않은 모습이 많았고 일부 사장들은 노재킷이 어색한 듯 재킷을 팔에 걸고 입장했다. 반소매 차림을 더 어색하게 느낀 일부 사장들은 재킷을 입기도 했다.
이날 반소매 와이셔츠에 노재킷 차림을 한 경영진은 삼성전자 강호문 부회장, 삼성증권 김석 사장, 삼성화재 김창수 사장, 제일모직 박종우 사장 등이었다. 삼성석유화학의 정유성 사장과 삼성정밀화학의 성인희 사장도 반소매 차림이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부회장(실장)과 이인용 사장(커뮤니케이션팀장) 등도 반소매 와이셔츠만 입었다.
삼성그룹의 부회장, 사장 등 최고 경영진들이 반소매·노재킷 차림으로 출근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들의 반소매 차림 출근은 8월말까지 지속할 방침이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반소매 티셔츠 착용을 권장했는데도 사장들이 그렇지 않으니까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장들이 반소매 차림으로 출근했다는 것을 사내에서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사장들의 반소매 차림을 사내방송팀에서 촬영해 임직원들에게 보여 줄 계획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정부의 에너지 절감 대책에 동참하기 위해 반소매 착용외에도 6∼8월 피크시간대(오후 2시∼5시) 사무실 온도를 28도로 상향조정하고, 하계휴가를 분산 실시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2015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에너지 사용량의 20%를 절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LED 조명 전면교체 ▦제조사업장 에너지 효율개선 ▦신재생 에너지 적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