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매수세가 은행주에서 화학주로 옮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화학업종에 대해서는 지난 20일부터 6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모두 1,490억원을 순수하게 사들였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외국인은 전기전자업종은 2,338억원, 은행업종은 1,974억원을 순매도해 대조를 보였다. 특히 화학업종 내 SK를 비롯해 LG석유화학, 코오롱유화 등에 대한 매수세를 강화해 외국인 지분율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화학주 매수에 대해 우선 가격메리트를 꼽았다. 지난해말 조정 양상을 보이던 IT(정보기술)주를 지난 1월 내내 사들이다가 가격 부담이 커지자 한동안 소외됐던 은행주로 눈을 돌렸다가 2월 중순께부터 하락세로 반전한 화학주로 매기를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학주는 2월 들어 제품가격이 떨어지며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며 “3월 부터 반등이 예상되자 외국인들이 이를 노리고 저가 매수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유화제품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상승세를 타다가 이 달 들어 딜러들의 재고가 쌓이면서 하락 반전했다. 딜러 소유 재고가 소진되고 이들이 다시 제품 매입에 나서기까지 한달 반 정도가 걸릴 예정이어서 3월 중순부터는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희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4월에 아시아지역의 일부 업체들이 정기보수에 나설 예정인데다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제품 수익성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제품 가격 상승 전망에 따라 대신ㆍ메리츠ㆍ한국투자증권 등은 화학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투자 의견을 제시했으며 투자유망종목으로 LG석유화학, 한화석화, 삼성정밀화학, SKC 등을 꼽았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