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은 25일(현지시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와 뇌물 등 권력남용 혐의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6) 전 총리에게 7년 형을 선고하고 평생 공직 진출도 금지했다.
세 명의 판사로 구성된 밀라노 법원 재판부는 7시간에 걸쳐 심리를 벌인 끝에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밀라노 법원은 특히 검사 측이 6년 형을 구형했음에도 오히려 형기를 1년 더 늘렸으며, 검사 측에 재판 과정에서 허위 증언이라고 주장한 부분의 관련 서류를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미디어 재벌이자 이탈리아 제2당인 중도우파 자유국민당 지도자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측 변호사인 니콜로 게디니는 이번 판결이 현실성이 없고 논리적으로 맞지도 않는다고 반발하면서 40일 이내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밀라노 법원의 이번 선고는 항소 절차 등이 끝날 때까지 집행이 유예되며, 이탈리아 사법체제상 항소 절차 등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게 유죄가 선고됨에 따라 그가 이끄는 중도 우익 자유 국민당의 지지에 의존하는 중도 좌익 민주당 출신 엔리코 레타 총리의 연립정부가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총리 재임 기간 성추문과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아 ‘스캔들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 2010년 자신의 별장에서 당시 17세였던 모로코 출신 댄서 카리마 엘-마루그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절도 혐의로 경찰에게 붙잡힌 엘-마루그를 석방하기 위해 경찰 수뇌부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았다. 그는 자신의 호화빌라에서 종종 심야 섹스 파티를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밀 파티를 뜻하는 ‘붕가붕가 파티’라는 속어를 유행시켰다.
한편 베를루스코니는 이 재판 외에도 지난 2012년 10월 세금 횡령 혐의로 4년 형을 선고받았고, 이와는 별도로 좌파 정치인의 전화 통화를 불법 도청해 자신이 소유한 언론사를 통해 유포한 혐의로 징역 1년 형을 선고받는 등 현재 몇몇 법정에서 재판을 진행 중이다.
또한 지난 2006년 중도좌파 상원의원 1명을 300만 유로(390만달러, 약 42억6,900만원)에 매수해 자신의 자유국민당에 입당하도록 한 혐의로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