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인터넷 강국 이후의 과제

국내 초고속 인터넷 가입 가구수가 지난달 10일로 1,000만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전체 1,430만 가구 가운데 70%가 이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1998년 6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지 4년4개월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최강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갖춘 인터넷 강국으로 우뚝 섰음을 다시 확인했다. 한강의 기적에 이어 또 하나의 기적을 일군 셈이다. 선진국도 우리의 성공사례를 분석할 정도라니 뿌듯한 일이다. 초고속 인터넷은 케이블 모뎀ㆍADSLㆍ아파트LAN 등을 통해 뉴스나 게임 등 각종 멀티 미디어를 전화모뎀 방식 보다 20배 이상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다. 이에 따라 안방에서 주민등록 등ㆍ초본 발급 등 393종의 민원처리가 가능해졌으며 각종 금융거래나 인터넷 홈쇼핑도 이제는 일상적인 일처럼 신속 간편하게 됐다. 정부나 기업ㆍ가정 등 각 영역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05년까지 13조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 현재 평균 3Mbps(초당 3메가비트를 전송하는 속도)를 7배나 빠른 20Mbps로 광대역화하는 한편, 가입자수도 1,350만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전국 어느 곳에서나 전화처럼 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모든 가정에서는 최소 1Mbps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원격진료ㆍ사이버 대학ㆍ재택근무 등도 곧 자리잡을 전망이다. 초고속 인터넷의 보편화는 이처럼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모든 경제활동이 초고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디지털화하고 있는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은 부가가치도 높다. 우선 ADSL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 품목으로 부상했으며 지난해에만 2억4,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이용료로 연간 3조원의 시장을 창출했다. 디지털 컨텐츠 시장만도 거의 5조원대에 이른다. 지난 4년간의 고용효과도 59만명에 달하며 산업전반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계량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초고속 인터넷의 미래가 마냥 장미빛만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제1위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한다고 하나 이는 정보 인프라를 갖췄다는 뜻이지 최고 수준의 정보화가 이뤄졌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따라서 정보화 수준을 높이는 작업이야말로 앞으로의 으뜸 과제다. 이와 함께 고급 컨텐츠의 개발도 뒤따라야 한다. 국내수요가 거의 차면서 업체간에 벌어지고 있는 과당경쟁도 어두운 그림자다. 결국 해외시장 개척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초고속 인터넷 강국이라는 자만에 빠져서는 안될 때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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