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7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개정 노조법에 맞춰 노조전임자 수를 줄이는 한편 전임자 임금을 조합비로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0일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에서 근로시간면제한도(타임오프)제 시행을 앞두고 노조전임자 수를 현재 55명에서 30명으로 줄이는 한편 타임오프를 초과한 전임자의 임금은 조합비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현재 조합원이 1만6,771명이며 타임오프제 적용시 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근로시간면제 시간(총 3만시간)에 따라 15명이 전임자로 활동할 수 있다. 나머지 15명에 대해서는 노조가 임금을 부담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한 관계자는 노조가 부담하는 전임자 임금에 대해 "따로 조합비를 인상하지 않고 노조의 연간 예산에서 재원을 끌어다 활용할 계획"이라며 "집행부의 12개 부서를 7개로 줄이고 위원회도 13개에서 9개로 감축하는 등 대처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내 오토바이 수리점과 자판기, 후생관 운영 등의 재정사업으로 노조의 재정부담을 줄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표한 집행부 안은 오는 8월10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전임자 수와 임금 수준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오종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노동부의 타임오프 매뉴얼은 노사 간 혼선을 가져오는 등 정비돼야 할 부분이 있는 상황"이라며 "현대중공업 노조는 노사 간 올바른 규칙을 형성하고 자주적인 노조 활동을 하는 선진 노조로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고통을 감내하고 타임오프제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사용자는 타임오프제 시행으로 노조 활동이 위축되거나 조합원의 부담이 증가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전임자 수가 줄어듦에 따라 노조 집행부의 노동강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노사가 함께하는 업무는 사측에 넘기고 노조는 감독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 위원장은 "타임오프제 수용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현대중공업 노조의 이런 결정은) 자주적인 노조 활동을 위해 또 다른 모범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