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이후 중단됐던 강금실(康錦實)전 법무장관과 진대제(陳大濟) 전 정통장관의 최근 `정중동(精中動)'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예비후보군에 속하는 두 전 장관은 정계개편 움직임이 활발해질 올해 연말 이후에나 정치활동을 공식 재개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방선거 패배 후 혼란을 겪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도,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대비한 기반 다지기 작업에 나선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단 강 전 장관은 서울시장 선거를 도왔던 우리당 의원들과의 접촉을 부쩍 늘리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유인태(柳寅泰) 이미경(李美卿) 이계안(李啓安) 의원을 비롯해 우리당 의원 10명과 함께 만찬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국토순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강 전 장관은 정기적으로 이들과 만나기로 했으며, 인터넷에는 `5.31 동호회'라는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서울시장 선거 때 사용했던 사무실의 규모를 줄여 개인 사무실로 사용키로 한강 전 장관은 다음달부터는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공개적인 활동도 병행할 방침이다.
강 전 장관과 가까운 한 의원은 "강 전 장관은 정치인으로서 아직은 좀 부족하기 때문에 내공을 쌓고 있다"며 "그러나 정기국회 이후 정계개편 움직임이 있을 때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남지역에 사무실을 낸 진대제 전 장관도 독자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진 전 장관은 최근 우리당 비대위가 설치키로 한 `서민경제회복 추진본부'의 본부장을 맡아달라는 김근태(金槿泰) 의장의 거듭된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대신 진 전 장관은 문희상(文喜相) 배기선(裵基善) 원혜영(元惠榮) 의원 등 우리당 중진 의원들과 꾸준히 접촉하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장관은 일단 당과는 거리를 두되,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상당한 공감을 일으켰던 `국가 경쟁력 향상'을 화두로 삼아 향후 행보를 펼 계획이라고 한 측근이 전했다.
연구모임을 만들고, 대학과 기업체를 상대로 한 강연 등을 통해 국가 경쟁력 향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알리겠다는 것.
지방선거 직전 서둘러 발간한 `열정을 경영하라'는 자서전은 선거를 치르면서자신이 느낀 국가 경쟁력 향상 방안과 일자리 창출, 서민 경제의 문제점 등 항목을추가해 개정판을 내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 관계자는 "진 전 장관이 이번 여름 당의 한 중진 의원과 함께 중앙아시아 선교여행을 명목으로 외유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 전 장관이 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한 구상을 마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