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넘치는 쇼핑·문화공간 만들것""올해는 고객서비스 질을 최대한 끌어올려 패션 몰을 새로운 유통업태로 완전히 정착시키겠습니다".
동대문 두산타워상가관리㈜의 이승범 대표(49)는 두타를 백화점의 서비스정신과 재래시장의 가격경쟁력 및 기동력 등을 겸비한 실속파 멋쟁이들의 쇼핑 및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누차 강조했다.
99년 초 개장 이래 두타는 젊은 층의 선풍적 인기몰이에도 불구, 기존 재래시장을 현대식 건물로 옮겨 왔을 뿐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던 게 사실. 또 건물 내 위락ㆍ편의 시설이 이곳을 주로 찾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이들과 걸맞지 않는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이런 비판을 겸허히 수용, 지난 3월 테마매장 '두체'가 개설된 데 이어 외국관광객 전용 안내센터 및 환전소 오픈, 백화점식 주차안내 도우미 서비스, 사후 면세점제 등이 연이어 도입됐다. 또 다음달부터는 고객 모니터제도로 서비스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대대적인 기업이미지통합(CI) 사업도 벌여나갈 방침이다.
두타측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플로어 매니저' 시스템. 매니저들은 각 층마다 상인관리, 상품관리 등 서비스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이 대표는 "상인과 제품의 서비스 질을 현장에서 파악, 신속하면서도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디자인과 제품관리가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 아래 능력 있는 디자이너의 육성을 위한 사업도 다각도로 벌이고 있다.
두타는 지난 99년부터 '벤처 디자이너 공모전'을 시행, 여기에서 선발된 우수 디자이너들에겐 입점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들을 지하 1층의 전문 패션몰 두체의 간판 스타로 발돋움 시킨다는 포부다. 특히 자본력이 취약한 이들에겐 1년간 임대료 보증금을 면제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9월초 재개장 예정인 8~10층 위락시설에 거는 두타측 기대도 크다. 이 대표는 "현재 전면 내부공사를 벌이고 있는 기존 매장이 건물전체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았다"는 점을 솔직히 시인했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거쳐 새롭게 선보이는 엔터테인먼트존, 푸드코트, 펍 레스토랑 등은 젊은 층의 감성과 기호를 만족시켜줄 것으로 자신했다.
일부에서 동대문시장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대표는 동대문시장 전반의 성장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이태원으로 몰리던 외국인관광객의 발길이 동대문으로 몰리고 있다"며 "서울시와 한국관광공사 등에서 동대문을 '외국인관광특구'로 지정할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다.
2만7,000여 점포가 운집한데다 디자인에서 생산 및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전개하는 특유의 네트워크가 시간이 지날수록 동대문의 경쟁력을 더욱 증대 시킬 것이란 설명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 80년 OB맥주에 입사, 두산전자 등을 거쳐 두산타워 사장까지 오른 이 대표는 전형적인 '두산맨'으로 입사 20년 만에 대기업 계열사 최고사령탑에 올랐다.
그는 "패션몰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으로서 서비스 질을 한 차원 높이고 시장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며 "업계와 고객이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마음으로 조심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호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