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이창호를 제치다

제1보(1~12)

[韓·中·日 바둑영웅전] 이창호를 제치다 제1보(1~12) 잉창치배에서 다시 한번 준우승에 그친 창하오에게는 ‘준우승전문’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다. 후지쯔배에서 두 차례의 준우승, 잉창치배에서 다시 준우승으로 벌써 3회의 준우승을 기록하고 있었던 것이다. 번번히 한국 기사에게 우승을 빼앗긴 창하오였다. 이창호에게 두 번, 조훈현에게 한 번이었다. 2001년 2월에 잉창치배 접전을 끝낸 창하오는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농심배에서는 일본의 야마시타 게이코(山下敬吾)7단에게 패하였고 후지쯔배에서는 일본의 노장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에게 패하여 2회전에서 탈락했고 춘란배에서는 유창혁에게 패하여 역시 2회전에서 탈락했다. 중일천원전에서만 류시훈9단을 제압하고 우승했을 뿐이었다. 8월 29일 한국의 유성에서 삼성화재배 본선이 열렸다. 창하오는 1차전에서 송태곤2단을 꺾고 2차전에서 조한승4단을 꺾었다. 거의 1년만에 국제대회 8강에 오른 것이었다. 그 가 한국에서 돌아왔을 때 장쉔8단은 작은 파티를 열어 남편의 건투를 빌어 주었다. 그 효험 덕택이었는지 10월에 부산에서 속개된 8강전에서는 루이9단을 꺾고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추첨을 통해 결정된 준결승3번기의 상대는 한국의 이창호였다. 다른 준결승의 한 커플은 마샤오춘과 조훈현의 대결이었다. 11월 6일 유성에서 벌어진 준결승3번기 제1국에서 창하오는 이창호에게 백으로 반집승을 거두었다. 중국선수단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창호에게, 그것도 끝내기에서 이득을 보아 역전승을 거두다니. 창하오에게 행운이 오고 있는 징조입니다.” 중국선수단장 왕루난은 이렇게 반겼다. 제2국에서는 패했으나 제3국을 제압하여 마침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년만에 다시 세계타이틀을 다투게 된 것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11/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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