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예금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연 2%대로 내려앉은 반면 주택대출금리는 은행들이 수익 보전을 위해 가산금리를 높게 책정하면서 오히려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2.97%로 전월 대비 0.26%포인트 낮아졌다.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는 지난해 10월 6.31%까지 상승한 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행진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5.58%, 올해 1월 4.16%, 지난 2월 3.23%에 이어 3월 2.97%까지 매월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렸다.
순수저축성 예금금리와 시장형금융상품 발행금리 모두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순수저축성 예금금리는 정기예금 및 정기적금, 상호부금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전월 대비 0.34%포인트 하락한 연 2.91%를 기록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 금융 상품 발행금리는 연 3.08%로 2월보다 0.13%포인트 하락했다.
대출 평균금리는 연 5.5%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하락, 2005년 8월(5.4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은행권이 새로 취급한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새 학기를 맞아 학자금 보증 대출이 늘면서 연 5.73%에서 5.62%로 0.11%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가계대출 가운데 비중이 큰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월 연 5.38%에서 3월 5.43%로 오히려 0.05%포인트 올라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지난해 10월 연 7.58%까지 치솟았으나 11월 7.42%, 12월 6.81%, 올해 1월 5.63%, 2월 5.38%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중소기업 대출 평균금리는 2월의 연 5.51%에서 3월 5.45%로 0.06%포인트 떨어졌고, 대기업 대출금리는 0.13%포인트 하락한 연 5.58%로 집계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더 많이 내린 것 같다”면서 “실제로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잔액을 기준으로 지난달 1.73%포인트까지 좁혀져 역대 최소 수준을 보였다. 3월 잔액 기준 총수신 금리는 전월 대비 0.15%포인트 하락했지만 대출금리는 0.61%포인트 떨어지는 등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가 줄면 은행들의 수익성은 그만큼 나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