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선친에 대한 효성의 표시로 묘소에서 올리는 `곡`(哭)을 전화로 했다는 이른바 `전화곡`(電話哭)에 관한 기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21일 정보통신부가 제48회 정보통신의 날(22일)을 맞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1895년 처음으로 전화가 도입됐고, 이듬해인 1896년 궁내부에 자석식 전화가 개통되자 당시 순종은 부왕인 고종의 능(陵)에 전화를 설치하고 조석(朝夕)으로 전화를 통해 곡을 올렸다는 것.
현재도 인간의 생활상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는 정보통신이 이미 100여년전에도 엄격한 윤리문화가 지배했던 유교사회, 그것도 최상위 사회였던 왕실의 전통문화마저 바꿔놓았음을 보여준 사례다.
당시 전화는 `telephone`을 음역해 `덕률풍`, `득률풍`이라고 했으며, 말을 전하는 기계라는 의미로 `전어기`(電語機)로도 불렸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다.
민간에 전화가 보급된 것은 1902년 서울과 인천간 전화가 개통된 때부터다. 이후 1980년대부터 전화보급이 급격히 늘어 1987년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었고, 1984년에는 이동전화가 도입돼 작년말 가입자가 3,200만명을 넘어 통신의 눈부신 발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한편 올해로 48회를 맞는 `정보통신의 날`은 구한말 고종 21년(1884년) 4월22일 국왕칙명으로 우정총국이 개설된 날을 기념해 1956년 `체신의 날`로 제정됐다. 1994년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개편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