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는 인지치료로 시작해 심한 경우는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윤 교수는 "자신이 감염됐을 거라고 주장하는 논리에 근거가 없다는 점을 인지시키는 데 주력한다"면서 "불안에 대한 감수성이 특히 높은 경우에는 항우울제를 투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병리적인 관점으로만 보면 이제 에이즈는 '죽을 병'이 아니다. 다만 바이러스성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법이 없을 뿐이다. 감기의 치료법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비뇨기과 전문의 이윤수 박사는 성의학 관련 강연에서 일반인에게 이런 부분을 강조한다고 한다.
"보통 HIV에 감염되면 2~10년 정도의 무증상기(잠복기)를 거친 뒤 에이즈가 발병하는데, 적당한 치료를 받으면 발병 시기를 계속 늦출 수 있다. 'HIV 양성인'일뿐 '에이즈 환자'가 아닌 상태로 일생을 마칠 수 있다는 뜻이다. 소요되는 약값은 한 달에 약 70만 원 선이며, 성관계만 하지 않으면 남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일도 없다."
실제로 에이즈의 감염 경로는 감기의 감염 경로보다도 명확하게 밝혀져 있다. 관련 학계는 2002년께 에이즈 감염 경로에 대해 ▲HIV에 감염된 사람과의 성관계 ▲주사기나 주사바늘 공동사용 ▲오염된 혈액의 수혈 ▲HIV에 감염된 산모의 출산 등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경로가 아니면 옮을 일도, 옮길 일도 없으며 특히 일상생활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게 결론이다.
그러나 감염 경로 가운데 사람들을 가장 찜찜하게 만드는 게 성관계에 대한 부분이다. 보통의 건강한 사람이 HIV에 감염된 사람과 성관계를 했을 때 전염될 확률은 500분의 1정도.
다시 말하면 HIV에 감염된 사람과 500번 관계를 했을 때 1번 감염될 정도라는 뜻이다. 그러나 객관적 확률은 에이즈 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내가 걸렸으면 100%지, 확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생각한다는 것인데, 말이 안되는 주장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 박사는 "에이즈가 무서운 사람들은 우선 검사를 받고, 결과가 음성이라면 무조건 결과를 믿어라"라고 말했다. 뭔가 찜찜하다고 해서 이것 저것 찾아보고 신경을 쓰는 사이 공포가 커져 에이즈 포비아가 되기 쉽다는 것.
윤 교수 역시 "거듭 검사를 받는 것은 금물"이라며 "일상 생활과 평소 즐기던 일에 몰두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