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6월 1일] 환경과 녹색성장

김동수(수출입은행장)

지구가 날로 뜨거워져간다. 수백만년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일부 저지대 도시나 섬이 침수되거나 혹은 아예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심각하기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기상청은 최근 발표에서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도시화 등의 영향으로 지구 평균에 비해 두배 이상 높게 상승했다고 경고했다. 환경오염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단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환경을 공유지(公有地)에 빗대어 말한다면 환경오염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공유지가 낳은 비극이다. 이러한 비극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생각을 모태로 오늘날의 교토체제가 탄생했다. 국가별로 온실가스 감축이 의무화됨에 따라 화석연료 중심의 고탄소 에너지 소비행태를 버리고 에너지 고효율화와 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저탄소 에너지 소비 시스템을 정착해나가는 것이 국제사회의 주된 흐름이 되고 있다. 세계9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우리나라는 오는 2013년 이후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철강ㆍ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는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고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등 녹색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우리가 환경으로부터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얻는 이른바 ‘녹색성장’을 국가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삼는 이유이다. 이제 막 ‘그린 레이스(green race)’에 뛰어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다. 그렇지만 다행히 전세계적으로 녹색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에 있다. 현재 정부는 핵심 원천기술개발을 위한 투자환경 조성에 역점을 두고 광범위한 금융 및 세제 지원책을 국정 최우선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춰 기업은 온실가스 저감형 생산체제 구축은 물론 장기적 안목에서 녹색시장 선점을 위한 신재생 에너지 기술개발 및 해외진출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관련 공기업들이 공동으로 탄소펀드 등을 설립해 기업들의 투자 부담을 줄여주고 해외 탄소 배출권사업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토머스 프리드먼 미국 칼럼니스트는 ‘석기시대가 사라진 것은 돌이 바닥나서가 아니다’라는 말을 인용, 그린 에너지 시대 도래의 필연성을 역설했다. 기후변화와 그린 에너지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으로서 저탄소 녹색성장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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