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관련 기사를 보면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다`는 내용을 가끔 볼 수 있다. 탄소 나노튜브 (Carbon Nanotube)는 무엇이고 이것을 어떻게 반도체에 사용할까. 탄소나노튜브란 6각형 고리 모양의 탄소들로 이뤄진 나노단위(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의 튜브를 말한다. 탄소원자가 3개씩 결합해 벌집 구조를 갖게 된 후 튜브 모양 이 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쉽게 말해 탄소로 이뤄진 아주 가느다란 튜브(관) 이라고 보면 된다. 탄소나노튜브는 지난 91년 일본전기회사인 NEC의 부설연구소에서 이지마 스미오 박사가 탄소덩어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 소재는 인장력(잡아당기는 힘에 버티는 능력)이 강철보다 100배나 강하고 유연성도 매우 뛰어난 미래형 신소재로 꼽힌다. 탄소가 늘어선 모양에 따라서는 구리선보다 전기를 잘 통하는 도체가 될 수도 있고, 역으로 반도체도 될 수가 있다. 열전도도도 다이아몬드만큼 뛰어날 뿐만 아니라 기존 탄소섬유가 1％ 정도만 변형시켜도 쉽게 끊어지는 반면 탄소나노튜브는 15％가 변형되어도 견딜 수 있다. 이 때문에 탄소나노튜브는 반도체 소자, 디스플레이 등에 필수적인 소재로 인정 받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 탄소나노튜브는 초고집적 메모리 개발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대개 메모리의 용량은 반도체 물질에 얼마나 자세한 회로를 새겨 넣는가에 따라 집적도가 결정된다. 이때 탄소나노튜브는 매우 가는 회로를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재료로 쓰일 수 있다. 이로 인해 탄소나노튜브를 반도체 소자로 이용하기 위한 경쟁이 전세계적으로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탄소나노튜브는 `꿈의 신소재`로 꼽힌다. 기존의 브라운관 TV에 사용되는 전자총 대신 나노 단위의 탄소나노튜브가 그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것. 화질과 선명도 면에서 기존 제품과 비교가 안 될 만큼 뛰어난 디스플레이 제품 개발이 가능해진다. <현상경기자 hs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