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곽노현 추경안 유보 요청 거부

"새 교육감 견제 시작" 의견도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가 서울시교육청에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잠정 유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시교육청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곽 당선자는 최근 시교육청에 "추경예산안 편성을 새 교육감 취임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오는 7월1일 취임하는 곽 당선자의 입장에서 하반기 각종 교육사업비가 포함된 6,000억원의 추경안이 한번 확정ㆍ의결될 경우 자신의 공약 추진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시교육청은 지난 5일 긴급회의를 열어 당선자 측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해 안건을 심의하는 시교육위에 관련 예산안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하는 긴급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6일 오후 시교육청은 다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예산안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결정을 내린 뒤 시교육위에 보류 요청을 취소하는 공문을 재발송했다. 이번 예산안에는 8월 명예퇴직하는 교원들의 퇴직금 등이 포함돼 있어 지금 예산을 확보하지 않으면 차질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게 시교육청의 입장이다. 이번 교육청의 '유보 요청 거부'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새 교육감에 대한 교과부의 견제가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곽 당선자 측은 "적법절차에 따라 훌륭하게 수립된 예산안이겠지만 서울시민과 약속했던 공약 중 일부라도 (예산안에) 반영할 수 있는 여유를 줬으면 하는 마음에 의사 타진을 했던 것"이라며 "퇴직금 문제 등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그 뜻을 존중할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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