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동산열풍 정점 지났다"

3분기 주택값 평균상승률·판매 건수 급감
재고 증가등에 건축업자들 비관론도 확산
전문가들 경기 연착륙 여부엔 전망 엇갈려


미국의 부동산 열풍이 끝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부동산경기가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향후 연착륙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미부동산협회(NAR)는 15일(현지시간) 3ㆍ4분기 미국 주택가격 평균 상승률이 3.8%로 전분기의 10.4%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리얼 트렌드가 미국내 48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주택판매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CNN 머니는 미국 부동산시장의 냉각 조짐을 알리는 신호로 ▦신규주택판매 감소 ▦주택 재고 증가 ▦주택 매물 대기시간 증가 ▦건축업자의 비관론 확산 등을 꼽았다.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는 지난 7월 연간 기준 130만 채로 고점을 찍은 후 가파른 하락세를 타고 있다. 신규주택 판매는 주택경기의 둔화 여부를 가장 먼저 알려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반면 주택 재고는 몇 달 전 35만채에서 최근 50만채로 급격히 증가했다. 수요가 줄고 공급은 늘면서 주택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현재 신규주택이 매물로 나와 팔리는 데는 4.1개월, 기존주택은 4.7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건축업자들의 비관론도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미국 최대 고급주택 건설업체인 톨브라더스는 내년 주택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주택시장에서 매수자와 매도자간 호가 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부동산 열풍이 끝나가는 전형적인 징후라고 해석했다. 상당수 전문가들도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지났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리얼 트렌드의 스티브 머레이 사장은 “주택 구매 열풍은 이제 끝났다”면서 “집을 팔려는 사람들은 결국 6~8개월 뒤에 부동산시장 둔화를 인정하고 매도 호가를 낮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의 더그 던칸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주택판매가 연초의 호황 덕분에 지난해보다 4% 증가하겠지만 내년에 3.5% 감소하며 지난 4년간의 증가세를 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경기의 연착륙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전미부동산협회는 향후 12개월 동안 주택가격 상승률이 5% 수준에 그치며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일부에서는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경기 냉각에 따른 고통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UBS AG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택가격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돼 왔기 때문에 연착륙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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