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외치와 내치로 나눠 '시리체제'의 핵심 정책인 '대국외교'와 '신형도시화'에 시동을 걸었다.
시 주석은 31일 국가주석 취임 이후 첫 순방지인 러시아ㆍ아프리카 방문을 마무리 짓고 베이징으로 귀국했다. 시 주석의 순방기간에 리 총리는 27~29일 3일간 상하이와 장쑤 지역을 방문해 신형도시화 전파에 나섰다. 특히 리 총리는 소형버스를 타고 신호를 지키며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 등 친서민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일단 시리체제 두 지도자의 취임 후 첫 행보에 대해 중국 언론들은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돈으로 아프리카의 지지를 사고 구체적 정책대안 없는 전시용 친서민 행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홍콩 명보는 시 주석의 아프리카 순방을 평가하며 "돌아오는 길이 피곤해도 즐거울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순방이 외교적 결과보다는 부인인 펑리위안의 성공적 국제무대 데뷔에 더 무게가 실린다"고 평가했다.
◇대국외교의 발판 아프리카=시 주석은 경제는 물론 군사 부문까지 친중국 세력의 결속력을 강화해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러시아에서 천연가스 도입에 따른 차관 제공과 무기 구입 등으로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강화한 시 주석은 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신흥경제권의 지분확대에 중국을 중심축으로 세웠다.
브릭스개발은행 설립은 실패했지만 1,000억달러의 외환준비금 구성에 합의하며 절반에 가까운 410억달러를 중국이 내놓았다. 이어 아프리카에서는 대규모 원조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군사항으로 가능한 탄자니아 바가모요항 개발(100억달러)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물류기업 트랜스넷에 5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한다. 또 아프리카 저개발국 제품의 관세 97%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국외교를 통한 국제질서 재편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의 직접 대결보다는 친중국 국가 간 결속강화를 통해 미국을 견제하고 포위전략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산업이 신형도시화의 버팀목=리 총리는 상하이와 장쑤 지역을 방문해 기업인과 현지 농민들에게 신형도시화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이 지역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산업화가 되며 이에 따른 빈부격차 확대 등의 부작용도 확대되고 있다. 리 총리는 "창장삼각주(상하이ㆍ장쑤ㆍ저장 일부 지역)가 안정적인 경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솔선해서 신형도시화로 업그레이드해 내륙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자신의 최우선 정책인 신형도시화에 대해 "농민공들이 취업하고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하고 산업이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설명하며 "중국민들의 지혜와 용기를 모아 중국 경제의 새 국면을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상하이에서는 대외개방 확대를 약속했다. 리 총리는 "일정 부문에서는 개방이 개혁을 촉진한다"며 "내수확대를 위해서는 더 많은 다국적기업 본사가 중국에 들어와 정착하도록 새로운 대외개방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남방행은 일단 창장삼각주을 중심으로 신형도시화의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과 함께 정치적 의도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적으로는 도시화의 부작용이 큰 연해 지역을 달래고 신형도시화 모델의 접목을 시도하는 한편 정치적으로는 기반이 약한 상하이 지역에 추가적인 대외개방을 약속하며 지지확보에 나섰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