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남부 골프계 '레이디 열풍'

美남부 골프계 '레이디 열풍' 요즘 미국 남부 골프계에 '레이디(LADY)'열풍이 불고 있다. 앨라바마, 조지아, 플로리다 지역 골퍼들의 혼을 쏙 빼놓은 이 '레이디(LADY)'는 바로 브리지스톤 스포츠사의 골프 볼. 스윙스피드가 늦은 여성 골퍼들을 위해 만들어진 프리셉트 MC 레이디(Precept MC Lady)라는 이 볼은 최근 이 지역 골퍼 3명중 2명이 사용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이 볼을 만들어 낸 브리지스톤사 조차 놀랄 정도로 골프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98년 처음 시장에 나왔지만 그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여자나 쓰는 볼'로 무시당했던 이 볼은 올시즌 초 샘 파로우라는 시니어 골퍼가 앨라바마주 시니어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없어서 못 파는 볼'로 바뀌게 됐다. 그 지역 골프계에서는 이름깨나 알려진 파로우는 뉴 올리언스에 사는 친구 소개로 이 볼을 사용했다가 부드러운 터치 감에 평균 20야드씩 더 나는 거리, 박스당 18달러99센트라는 저렴한 가격에 반해 열렬한 '레이디 신봉자'가 됐고 앨라바마 전역에 소문을 냈다. 그 소문을 한 소매상이 듣고 '레이디를 플로리다주로, 또 조지아주로 모셨고' 그 지역에서도 레이디의 인기는 연일 상한가였다. 이 볼은 브리지스톤사가 개발한 머슬 파이버(Muscle fiber)로 부드러운 코어를 만들어 임팩트 때 클럽헤드의 에너지가 최대한 전달되도록 했고, 초기 비행각도가 크고 사이드 스핀률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사용해 본 골퍼들은 이 볼이 여성이나 시니어뿐 아니라 일반 남자 아마추어 골퍼가 사용해도 다른 볼보다 거리가 더 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같은 프리셉트 브랜드의 고급볼이 40달러 수준인데 비해 가격이 절반도 되지 않아 더욱 골퍼들의 구미를 당겼다. 플로리다주 골프상점의 영업이사인 케리 카베이스는 "정원 30명인 토요 골프모임이 있는데 그들 중 20명 이상이 LADY를 쓴다"고 말했고, 앨라바마주 버밍햄에서 골프상점을 하는 에드윈 왓츠는 "골퍼들이 상점에 와서 LADY라고 쓰인 상자를 들었다 놨다 망설이다가 한꺼번에 5상자씩 사간다"며 레이디 열풍의 분위기를 전했다. 여전히 LADY라는 말이 마음에 걸리는 남자 골퍼들은 LADY라는 글자를 검은 펜으로 지워 버리거나 Laddie(소년)라고 바꿔 발음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처럼 레이디의 인기가 치솟자 브리지스톤사는 "당신은 MC레이디를 감당할 수 있는 남자이십니까?( Are you man enough for the MC Lady ?)"라는 광고 카피로 미국 전역 골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편 브리지스톤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석교상사는 내년 시즌 초부터 '프리셉트 MC레이디'를 수입 판매할 계획이다. 판매 소비자가격은 세금 등을 모두 포함해 4만원 선이 될 전망이다. 김진영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