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에서 조난된 커플이 1년 전 실종된 남성의 가방 속에 든 비상 용품 덕에 사흘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댈러스에서 살고 있는 브랜던 데이(28)씨와 지나 앨런(24)씨가 재무회계 관련 컨벤션에 참석키 위해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를 찾았다가 실종된 것은 지난 6일 오후 2시30분께.
이날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샌하신토산에 올라갔다가 2시간의 자유시간에 주변으로 하이킹을 하던 이들은 길을 잃었고 테니스 신발에 간편한 옷차림에다 그 흔한 핸드폰도 갖고 있지 않았었다.
추위와 배고픔 속에 밀려드는 잠을 떨쳐내며 서로를 독려해가던 이들이 거의 희망의 끈을 놓을 즈음인 8일 막다른 계곡에서 백팩과 슬리핑매트, 판초 등을 발견했고 백팩 안에는 비상식량과 의류, 성냥이 들어있었던 것.
비상용품은 지난해 5월2일 60세로 은퇴한 뒤 캐나다까지 걸어가겠다며 대장정을 시작한 직후 실종됐던 존 도너번씨의 것이었다.
이들은 실종 나흘째인 9일 오전 성냥으로 큰 불을 피워 자신들의 위치를 알린 끝에 구조된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는 죽었구나 하고 여기고 있을 때 도너번씨의 유품을 발견했고 결국 우리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실종된 도노번씨의 물건들이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펴 유해를 찾아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