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기업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에 첫 투자한다. 지금까지 중국 제조기업의 국내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한중 산업산업단지 조성 등 달라진 투자여건에 따라 앞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14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에 따르면 DGFEZ는 최근 중국 국영기업인 금중그룹, 대련복정유한공사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금중그룹과 대련복정은 국내 기업인 아다와 함께 경북 영천에 오는 2017년까지 자동차 차체부품 생산을 위한 2,400만 달러 규모의 합작투자를 진행한다.
합작사가 생산하게 될 차체부품은 초고장력 강판을 활용한 부품. 이 부품은 차량경량화를 통한 연비개선과 탑승자 안전성 증대를 위해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분야다.
1941년 설립된 금중그룹은 자본금 390억원 및 매출액 2,660억원 규모의 중화학공업 설비 전문 기업이고, 대련복정은 자동차 차체·금형 설계 전문기업이다. 모두 중국 대련시에 위치하고 있다.
금중그룹 등이 투자하는 영천은 이미 일본계 자동차부품기업인 다이셀, NOK, DIC 등이 입주, 글로벌 자동차부품 소재산업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기업에 국내 투자는 주로 부동산 등에 치중돼 있으며 제조쪽은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 한해 제조업 분야 중국 기업의 국내 투자액은 1억3,000만 달러에 불과하고, 2000년 이후 지난 15년간 대구·경북 투자액도 고작 1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 제조기업의 국내 투자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DGFEZ가 지난 3월과 5월 중국 옌청(鹽城)경제기술개발구와 한중산업단지 유치 및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DGFEZ에는 중국 제조기업의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도건우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이번 MOU는 달라진 한중 투자여건에 주목하고 중국 제조기업 투자유치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라며 "현재 다수의 중국기업과 유치협상을 진행중이며 향후 중국이 지역의 최대 투자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한중 FTA 타결에 따라 많은 중국기업들이 한국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 MOU 체결이 그 시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