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하게 쭉 뻗어 있는 차도,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야자나무와 푸른 잔디. 중동 지역의 관문으로 일컬어지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첫인상이다. 사막지역인 이곳은 지금 숲과 잔디 등으로 덮여가고 있다. 섭씨 40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린 19일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버스로 2시간30분을 꼬박 달려 푸자이라(Fujaira) 지역을 찾았다. 이곳에는 두산중공업이 지난 2001년 수주해 2003년 건설을 완료한 푸자이라 발전ㆍ담수 플랜트가 매일 45만톤의 생활용수를 뿜어내고 있었다. 두바이 현지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식수도 부족해 경제개발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사막에 야자나무와 잔디를 심을 수 있는 것은 바닷물을 생활용수로 바꾸는 담수설비 덕분”이라고 전했다. ◇사막 위의 인공 오아시스=푸자이라 담수설비는 하루 1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이 수주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슈아이바 프로젝트를 제외하곤 세계 최대 규모다. 바닷물을 끌어와 증기설비와 역삼투압 방식의 설비를 거쳐 생활용수를 뿜어내는 이 설비를 위해 전선 케이블만 2,030㎞가 사용됐다. 매달 1,947명의 인력이 투입될 정도로 이곳 푸자이라 지역의 시선이 집중된 프로젝트다. 100%의 자체 엔지니어링 기술로 건설공사를 시작해 22개월 만인 2003년 4월 첫 담수를 성공적으로 생산, 세계에서 규모 대비 가장 짧은 첫 담수 생산 공기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공은 담수공장의 핵심설비인 증발기를 창원에서 생산해 현지에 통째로 싣고 와 설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변익태 두산중공업 푸자이라 플랜트 담당 차장은 “푸자이라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UAE 전체의 8.9%에 달한다”며 “또 푸자이라에서 생산된 물은 작고한 전 대통령의 고향인 알아인 지역에 집중 공급된다”고 전했다. ◇하루 50만명의 물을 책임진다=푸자이라에서 차로 다시 두 시간을 달린 후 UAE 국경을 넘어서자 오만의 소하르 발전ㆍ담수 플랜트가 나타났다. 수도인 무스카드에서 북서쪽으로 250㎞ 떨어진 외진 곳이다. 그러나 오만의 신흥 산업도시로 비상하고 있는 이곳 소하르 산업단지에서 오만 최대의 발전ㆍ담수 플랜트 공사가 우리 기술자의 손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두산중공업이 2004년 9월 4억1,000만달러에 수주한 이 프로젝트는 3만6,000평이 넘는 대지 위에 하루 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15만톤 규모의 담수 플랜트와 복합화력발전소를 동시에 건설하는 공사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두산중공업은 자체 기술로 발전과 담수설비 설계부터 구매와 기자재 제작ㆍ운송ㆍ현장시공ㆍ시운전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일괄 수주했다. 현재 공정은 92%로 오는 2007년 4월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UAE와 오만 지역에서 잇따라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가동에 성공하면서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안현상 중동지역 총괄 본부장은 “중동 지역에서 2025년까지 3,000억달러 규모의 발전ㆍ담수 프로젝트가 발주될 것으로 보인다”며 “두산중공업의 중동 내 시장점유율(25%)을 감안할 때 1년 발주 예상 물량인 150억달러 중 37억달러 이상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