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위 경제관료들이 재정적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중산층의 세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을 놓고 논란의 조짐이 보이자 백악관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유세 기간에 '중산층의 세금은 단 한푼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공약을 내걸었다. 반면 그는 연소득 25만달러 이상인 고소득층에 대해선 세율을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3일(이하 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중산층의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선거 공약에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기브스 대변인의 해명은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세금 관련 발언이 대통령의 공약을 전면으로 뒤집는 것이었기 때문. 지난 2일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서머스 NEC 위원장은 각각 TV 프로그램과 인터뷰를 갖고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건강보험 개혁을 추진하려면 세금인상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특히 가이트너 장관은 "미국에서 주택을 보유한 보통사람들이 이미 부담하고 있는 짐을 불공평하게 더욱 가중시키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해 중산층의 세금인상을 사실상 시사한 것으로 풀이될 여지를 남겼다. AP는 "정치와 경제분야에서 이러한 엇갈린 발언이 나오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의 재원을 마련하는 데 직면한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과거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은 TV 방송을 통해 "내 입술을 똑바로 지켜봐라. 세금 인상은 결코 없다"고 공언했으나 재임 중 결국 세금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그는 재선에 출마했지만 당시 민주당 후보인 빌 클린턴에 참패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