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구조조정에 달렸다

내년도 우리 경제에 대한 국내외 예측기관들의 전망치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데는 일치하지만 회복정도와 시기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구조조정에 성공하고 新3低현상이 지속될 경우 2.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가장 낙관적인 전망이 있는가 하면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마이너스 1.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매우 비관적인 예측도 있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경기저점에 대해서도 내년 1.4분기냐 3.4분기 혹은 4.4분기냐로 나눠지고 있다. 일부 연구기관들은 아예 낙관론과 비관론에 근거한 두개의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워낙 유동적인 만큼 돌다리도 두드리는 신중한 자세로 이해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낙관적인 경우 내년에 2.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비관적인 경우는 마이너스 1.5%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치를 발표했다. KDI의 예측치가 크게 빗나갈 경우의 부정적인 영향을 생각하면 어쩔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KDI는 낙관론에 더 무게를 싣고있다. 엔화강세와 국제금리하락, 유가하락 등 新3低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되고 금융 기업구조조정의 성공을 전제로 한 것이다. 온 국민의 염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낙관론과 다소 거리가 있다. 新3低현상의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대기업들은 내년도 설비투자를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금융구조조정은 큰 줄기는 정리됐지만 부실채권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구조조정은 정부와 재벌의 갈등양상을 빚고있다. 경기부양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했지만 돈은 여전히 제대로 돌지않고 소비는 꽁꽁 얼어붙어있다.이대로 가면 비관적인 시나리오로 기울어질 가능성도 없지않은 것이다. 무엇보다 구조조정을 신속히 마무리해 불확실성부터 없애야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않는데 투자하고 소비할 마음이 생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연말까지 끝내기로 한 기업구조조정이 성공하면 우리 경제의 예측가능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대외신인도도 높아져 외자유치도 훨씬 쉬워질 것이다. 수출촉진과 대출금리인하 등 각종 경기대책들이 현장에서는 전혀 통하지않는데 국민들이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낄 수 없다.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현장점검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막연히 新3低현상에 기대할 것이 아니라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회복시킬 세금감면 등 특단의 조치도 검토돼야 할 것이다. 내년의 경제회복여부에 따라 무엇보다 중요한 국민들의 자신감도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강력한 정책의지를 실행해야 한다. 낙관론의 현실화는 결국 정부 기업 국민 등 경제주체들의 마음가짐과 실천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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