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소집… '위기해법' 찾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다음주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60여명을 불러 판매 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최근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폭락 등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열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올해 시장 환경에 대해 "세계 경제 저성장, 엔저 가속화, 미국 금리 변동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위기 가능성 등 자동차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 회장의 예상대로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해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상반기 해외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한 336만7,406대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량을 합친 전체 판매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394만6,067대에 그쳤다.

정 회장은 다음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해외법인장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잇달아 회의를 주재한다.

상반기 지역별 판매 상황을 점검하고 하반기 판매 전략 등을 보고 받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신차 출시와 현지 맞춤형 마케팅 등을 내세워 위기를 극복하자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법인장회의는 매년 7월과 12월 두 차례 열린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올해 처음 열리는 해외법인장 회의는 지난해 열린 회의보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 열린 회의에서 정 회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정 회장이 올 초 제시한 연간 판매 목표가 820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실적은 크게 못 미친다. 환율악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미국 시장은 물론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도 맥을 못 추는 실정이다.

러시아의 경우 현대차는 올 상반기 7만9,444대를 판매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11% 감소했고 기아차는 7만6,215대로 19%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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